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설 때까지 개인의 주식매도 공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한해동안 무려 7조8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개인은 올해 들어서도 "팔자"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개인들은 올 1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1조2천5백27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인데 이어 2월에도 1조2백7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올들어 두달 간 2조2천8백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의 매도공세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도 줄고 있다. 연초 9조6천4백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말 9조2천억원대로 감소했다. 이 기간중 개인의 순매도 금액(2조3천억원)을 감안하면 실질 예탁금은 2조7천억원 이상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이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은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매수에 따른 부담 △중산층의 투자여유자금 부족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주가 양극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의 주축을 이뤘던 중산층 샐러리맨들의 시장 이탈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주식투자를 가장 왕성하게 하는 3천만∼5천만원 규모의 개인 계좌가 전멸되다시피했다"고 말했다. 특히 증시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은행 등 금융권 종사자들의 주식 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의도 지점장은 "과거 주가 상승기에는 주식을 사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금융권 직원의 대출 상담이 봇물을 이뤘지만 지난해 이후 이들의 대출 상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늘리기 보다는 주식을 판 자금으로 대출금을 갚은 고객이 더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가계 재무상태가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체감경기마저 극도로 위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내 개인 자금의 증시 유턴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개인의 본격적인 증시 참여는 오는 4월 총선이 끝나고 내수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선 이후에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이 주식을 줄곧 처분하는 것과 달리 외국인은 지난 1월 4조3천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2월에도 1조6천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10개월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