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택담보대출로 금융시장이 또다시 불안해지는 일이 없도록 은행들이 만기 연장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차별적인 대출 회수로 신용불량자가 추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은행장들이 직접 나서서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3년 전부터 크게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며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담보 가치가 충분한 만큼 만기 연장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발언은 올해 만기인 주택담보대출이 42조원을 넘어 한꺼번에 회수에 나설 경우 집값 폭락은 물론 신용불량자 양산, 은행 부실화 등 경제 파국을 우려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부총리는 "(경쟁적으로 대출을 회수해) 시장이 부서지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 와서 주택담보대출의 위험도를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3년 전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린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 "채무 감면과 같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방법을 써서는 안되겠지만 무차별적인 대출 회수로 한계 거래자들을 신용불량자로 몰아넣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카드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종합적이고 치밀한 분석을 거친 뒤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단 한 번에 해결할 것"이라고 이 부총리는 덧붙였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과 함께 한 금융회사에만 연체한 사람을 자체적으로 구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5백만원 미만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아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 취임 후 상견례를 겸해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국책ㆍ시중ㆍ지방은행장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17명이 참석했다. 김인식ㆍ김동윤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