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경제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24일부터 26일까지 부산시 부산진구 당감동 부산국제고등학교 강당에서 지방 순회 경제강좌를 실시,교사와 학생,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경련은 그동안 대학과 교사를 대상으로 강좌를 실시하기는 했으나 고등학교에서 경제강좌를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내용면에서 대학입시에 바쁜 고교생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예상외로 학교에서 먼저 요청해 이뤄졌다. 대부분이 인문사회학 관련 학과로 대학을 진출하는 부산국제고등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경영실무 접근방법을 체득하기 위해 전경련에 요청한 것.부산국제고 정현경 교장은 "인문사회계열의 영재들을 세계적인 안목을 가진 우수한 국제인으로 육성하는데 경제전문가 및 최고경영자(CEO)의 강연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경련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강의에 학생들의 호응이 좋은 만큼 전경련과 협약을 체결,지속적인 교육연대를 맺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경련은 처음에 '노'라고 회답했다. 고등학교에서 강좌를 연 경우가 없는데다 학생들이 과연 경제이론과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그러나 학교측이 학생들이 우수한데다 한국을 이끌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수차례 전경련에 강좌를 요청하자 전경련도 이를 받아들여 강좌를 열게됐다. 전경련은 학생들에게 기업인의 꿈을 심어주기로 강의 목표를 정했다. 강의시간도 2~3시간의 특강이 아닌 3일에 걸쳐 기업인과 전문가로 구성된 6명의 강사가 기업의 역할 등 총체적인 시장의 모습과 현상을 설명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기업환경과 반기업정서"를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 전경련 손병두 고문은 "유능한 사람은 기업을 시작하라" "국민들은 창업가를 존경하라" 등 기업인을 존경하고 기를 살리는 싱가포르의 이념 변혁지표를 소개하면서 참석한 학생들에게 국가경제를 일으킬 세계적인 기업인이 될 꿈을 가지라는 말로 강좌를 마무리했다. 손 고문은 "기업가가 되겠다는 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해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 성공한 기업인들의 특강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관련 대학진학을 희망한다는 오세혁군(3학년)은 "기업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기업과 기업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떤 기업인이 되야하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로 참석한 성순미씨와 송진순씨도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저명한 강사들이 나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3학년 학년주임인 제득종 교사는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는 실업과 성장,노사 갈등 해결방안 등의 실무적인 문제를 전문가를 통해 들어보는 기회였다"며 앞으로 기업과의 연계고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이같은 기회를 많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의는 부산국제고등학교 학생 3백70여명뿐아니라 내성고와 가야고 등 타교 학생 30여명도 강의를 듣기위해 몰려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