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 귀금속 고급가구 등에 대한 특소세를 내년부터 내린다는 정부 방침이 발표된 후 관련제조업체와 유통업계가 소비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왕이면 싼 값에 사려는 것이 소비자 심리이고 보면 구매를 미루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시장을 더욱 수렁에 빠뜨리는 부작용만 낳고 있는 특소세 내년 인하계획은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시행해야 마땅하다. 골프용품 등 관련품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이 30%이상이나 줄어드는 등 특소세 인하 발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사태이후 최악의 경기 상황에다 접대비 실명제로 기업 소비마저 줄고 있는 판인데 업계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간 줄도산을 피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 잇달으는가 하면 '차라리 특소세를 그대로 두는게 낫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대한상의가 '특소세 조기 폐지 및 대상 확대'를 이헌재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첫 정책 건의사항으로 채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임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경제정책은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감안하면서 시행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다. 특히 특소세 인하는 연말에 발표해서 다음해 초부터 시행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이기도 하다. 그런 점을 모를 리 없는 정책당국이 올해는 1년 뒤 계획까지 발표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니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용 선심 정책을 미리 쏟아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5년 이내에 2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내수경기 회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특소세 폐지를 하루라도 앞당기는 것이 소비시장 왜곡도 바로잡고 실업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다. 산업적 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자동차 특소세도 이번 기회에 대폭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소비를 되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지 50만원 이상 접대비 실명제등 내수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고집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