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금은 중국 경제 붐에 편승하고 있지만 5~10년 후에는 한국이 스스로의 '파도'를 타게 되리라 희망한다" 미국의 경제금융전문통신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22일 '총체적인 지각변동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A Whole Lot of Shaking is Going on in Korea)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페섹은 칼럼 첫 머리에서 "만약 중국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흔들어대고 있는지 가늠하고 싶다면 한국에서 며칠만 지내보라. 아시아에서 네번째로 큰 경제(한국)가 그 모든 것의 진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관련해 2개의 질문이 떠오르는데, 그 첫번째는 내부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이 과연 아시아 경제의 기관차가 될 수 있느냐는 점이고 두번째는 한국이 중국의 경제 성장과 무관해 질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두번째 질문과 관련, 페섹은 부국이자 기술선진국인 일본과 개발도상국인 중국사이에 끼인 한국은 아시아 경제에서 자신들이 도모할 수 있는 진정한 역할을 찾느냐 씨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일본에 훨씬 더 근접해 있다며 한국은 여기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 그것은 수십년에 걸쳐 어렵게 이룩한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중국과 경쟁해야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페섹은 특히 작년 한국의 외자유치 실적은 지난 2000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5억달러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는 중국이 유치한 500억달러와는 비교하기도 벅차다면서 자산가치 거품과 기업 스캔들, 북핵 문제 등이 외자유치 감소의 요인이지만 중국경제 붐이 주요 원인임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페섹은 하지만 한국이 경제특구를 조성, 고용 창출에 힘쓰면서 중국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현명하게도 중국이 답습하고 있는 과거의 저가 대량생산 모델로 회귀하지 않고 있다는 게 페섹의 진단이다. 페섹은 컬럼에서 "우리는 서비스 분야에서 더 나은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이는 한국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경쟁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이러한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는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보의 말도 인용했다. 페섹은 끝으로 한국의 부와 기술 전문성이 북한의 싼 노동력과 결합하면 중국과 맞대결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남북 통합은 아무리 일러도 앞으로 수 년 이내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