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규제책은 한국시장에 큰 혼란을 빚었고 이에 따른 직.간접적 비용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정부가 국내 금융기관들과 계속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손쉽게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나 전형적인 무위험 차익거래 방식을 이용했다. 예를 들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외국인은 달러를 외국에서 연 1.39%(리보 1년)의 금리로 빌린 뒤 한국에서 원화로 교환한 다음 4.43%짜리 통화안정증권(1년)을 매입하는 식이다. 환 위험 헤지 비용인 스왑레이트 1.40%와 외국에서의 자금 조달금리 1.39%를 합한 2.79%를 제외한 1.64%가 그냥 이익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정부가 NDF 규제책을 내놓기 직전인 지난 1월14일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당시에는 달러 조달금리 1.34%에 스왑레이트 2.48%를 합해 투자 비용이 3.82%였다. 따라서 통안증권(1년)에 투자해 4.57%의 수익을 올려도 실제로 챙길 수 있는 것은 0.75%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채권 투자액의 대부분이 통안증권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국채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돈을 번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외환 쪽에서 본다면 NDF 규제로 외국인들은 히려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외환 스왑레이트는 무엇인가 결국 외국인들이 `누워서 떡먹기'식으로 이익을 챙길 수있는 것은 스왑레이트가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 조달금리와 국내 통안증권 금리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투자하려면 외국에서 달러를 빌려와 한국에서 현재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바꾸고 동시에 선물환을 매입하게 된다. 선물환을 매입한다는 것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투자를 마친 뒤 원화를 달러로 바꿔 외국으로 다시 나갈 때의 환율을 미리 책정해 놓으려는 계산에서다. 따라서 현물환율보다 선물환율이 훨씬 높으면 챙길 수있는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뻔한 이치다. 이 관계를 금리 방식으로 계산한 것이 `외환 스왑레이트'로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을 뺀 뒤 현물환율로 나눈 것이다. 스왑레이트가 떨어질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외환 스왑레이트는 지난달 14일 2.48%에서 이달 12일에는 1.40%로 내렸다. 이는 현물환율이 1천180.5원에서 1천160.4원으로 1.7% 하락에 그쳤으나 NDF 선물환율이 1천209.8원에서 1천176.7원으로 2.7%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선물환율은 왜 떨어졌나 NDF 선물환율 하락은 정부 규제에 따른 것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역외시장에서의 환투기를 막는다며 NDF시장 규제책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매입 초과 포지션을 1월14일 수준보다 10%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매도 초과 포지션도 16일 기준 90% 이상 유지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금융기관들은 NDF시장에서 선물환을 매입하기감 어려워진다. 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들도 만기 정산시에는 비율이 하락하는 만큼 비율충족을 위해 선물환을 추가로 매도해야 한다. 결국 시장에서는 공급 우위가 강해지고 선물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게다가 외국인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만큼 더 낮은 가격에 매입하기 위해 매물을 사들이지 않고 기다리기 때문에 선물환율의 추가 하락은 극히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