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관투자자들이 문제기업에 고강도 압박을 준비하고 있다. 경영과 관련 포괄적인 질의서를 보내는 것을 기본으로 강력한 의결권 행사나 기관투자자간 연대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1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운용사들이 보유 주식 비중이 높거나 주주가치 경영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주질의서를 보내는 등 주총을 앞두고 적극적인 권리 행사에 나서고 있다. 동원투신은 지난주부터 이날까지 LG카드[032710], SK가스[018670], 삼천리[004690], 아세아시멘트[002030] 등 23개 투자기업에 1차 주주질의서를 보내 배당정책이나 경영목표 등에 대해 질의했다. 동원투신은 이달 중 답변을 받아 A∼C등급으로 분류한 뒤 신뢰도가 가장 낮은 C급 기업은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다음달 초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담긴 2차 질의서를 보내고 임원선임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대한투신도 지난주 투자기업 중에서 주주가치 제고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8개 기업에 역시 질의서를 보내 이달말까지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한투신은 답변 결과에 따라 추가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의결권 행사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한국투신은 지난주말 투자금액이 많은 10개사와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5∼6개사에 각각 향후 경영계획, 주주가치 증대 방안, 문제기업 개선 대책 등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문제 기업의 답변이 미흡할 경우는 대표이사 등 임원을 직접 불러 설명토록 하는 동시에 배당 확대 요구나 임원 선임에 대한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방침이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총에서 투신사가 투자기업에 주주가치 경영개선요구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한 당연한 절차"라며 "공동 관심사항에 대해서는 다른 투신사는 물론 주주운동을 하는 참여연대, 외국투자자 등과도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