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일각에서 한국 증시를 주도해 온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 동향이 최근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수개월째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관련 펀드에 풍부한 자금이 몰려들었지만 최근 그 유입 추세가 급격히 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은 15일 미국의 투자자금 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의 조사 결과를 인용,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한 주간 한국관련 펀드에서 3천만 달러의 자금이빠져나가 집계단위 주 수로는 14주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일본을 제외한 전체 아시아지역 관련 펀드에서도 5천3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 10주만에 순유출로 돌아선 뒤 2주 연속 같은 추세를 이어갔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대상에 선진국 시장을 포함하는 인터내셔널 펀드나 태평양지역 펀드에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반면 아시아지역 등 신흥시장관련 주요 펀드들에서는 자금유출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수급동향에 긍정적인 기대만을 갖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매력이 점차 떨어짐에 따라 2월에는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1월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과거 통계로 미뤄 미국의 전체 주식형 뮤추얼 펀드로의 자금유입 역시 1월에 급증한 후 2월에는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풍부한 국제적 유동성의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정호 미래에셋 투자전략실장은 "중국의 활발한 수요에 의존해온 금, 구리 등실물자산의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는 등 중국 경제 하강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최근 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주가가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 규모는 이들 시장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전체 주식형 펀드의 평균을 얼마나 초과했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만큼 향후 아시아등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세가 약해지거나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