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간경화증으로 고생하는 아버지에게 자신의간 일부를 떼어드린 공군 병사가 있어 병영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시설대대에 근무하는 최민호(22) 병장. 최 병장은 지난 4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15시간의 대수술 끝에 자신의 간 일부를 아버지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최 병장의 아버지 종완(54.소방설비공사업)씨는 10년 전부터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초부터 급성 간경화증으로 발전됐다. 급작스런 간 수치 상승으로 복수가 심하게 차며 황달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마침지난 1일 정기 외박 중인 최 병장은 각종 검사를 거쳐 '이식수술이 적합하다'는 진단을 받고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장기를 기증하게 된 것. 최 병장의 수술 소식이 알려지자 비행단은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휴가를 연장해 줬다. 최 병장은 "제 간이 아버지에게 맞아 수술하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며 "수술다음달이 마침 제 생일이었는데 아버지께 받은 몸을 다시 돌려드린 것 같다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병장의 어머니 김명자(53)씨는 "막내라는 생각에 군대에 갔어도 늘 걱정이앞었는데 어느새 자라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며 "남편이 빨리 완쾌돼 가족이한자리에 모여 웃음꽃을 피웠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비행단 관계자는 "부모에 효도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에도 충성할 수 있는 것"이라며 "최 병장을 통해 공군에서 강조하고 있는 덕목인 '충.효.예 교육'이 열매를맺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최 병장과 아버지는 현재 병실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오는 20일께 퇴원할 예정이다. (서산=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silv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