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 남부 이스칸다리야의한 경찰서에서 10일 오전 9시 30분(한국 시간 오후 3시 30분) 자살공격으로 보이는폭발물 적재 차량이 터져 최소한 55명이 숨졌다고 현지 경찰과 미군당국이 밝혔다. 현지 병원당국은 부상자가 60명이라고 밝혔으나 이라크 내무부는 부상자가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폭발은 바그다드 남쪽으로 45㎞ 떨어진 이스칸다리야의 경찰서 앞에서 약 500파운드(227㎏)의 폭발물을 적재한 일본제 도요타 픽업 트럭이 터지면서 일어났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민간인인데, 폭발 당시 수백명의 민간인들이 경찰관 지원 신청서를 접수시키기 위해 경찰서앞에 모여 있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사상자 가운데 미군과 연합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병원의 한 관계자는 폭발 직후 "현장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신체의 일부가 흩어져 있으며, 무너진 잔해에 더 많은 시신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AFP통신 사진기자는 폭발로 인해 약 25m 크기의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으며 1층짜리 경찰서 건물 전면이 부서지고 차량 15대가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미82공정사단의 더그 무바리 대령은 이번 공격을 "자살 폭탄 공격으로 본다"면서 범인이 도요타 픽업 트럭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 간부인 아흐메드 카드훔 이브라힘은 사고 현장에서 차량의 엔진을 발견했으며, 엔진의 일련번호를 확인한 결과 과거 이라크 정보부 소속 간부의 소유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폭탄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없으나, 이라크 주둔 연합군의 마크 키미트 준장은 `몇몇 알-카에다의 지문'이 확인된다면서 이번 사건이 알카에다의 소행인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 사건은 요르단 출신으로 이라크에서 활동하던 과격분자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알-카에다 지도부에 테러공격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보낸 편지를 연합군이 입수, 편지 내용을 공개한 지 하룻만에 발생했다. 이 편지는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앞으로 출범할 이라크 새 정부를 와해시키기위해 시아파 공격을 감행하는데 알 카에다 지도부가 도와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연합군은 이번 사건이 이라크 치안유지의 근간 역할을 하는 경찰관서를 공격, 치안불안을 선동하는 동시에 미군 및 연합군에 동조하는 세력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자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스칸다리야의 주민들 사이에는 이날 폭발사건이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발생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주민 수십명은 사건 현장인 경찰서 앞으로 몰려가 반미(反美)시위를 벌이다 공포탄을 쏘는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이번 사건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1일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한후 이라크에서 경찰관서를 상대로 자행된 공격 가운데 최악의 사건이며, 사망자 숫자에서는 이라크전 발발 이후 3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2월1일 이라크 북부 이르빌의 쿠르드족 당사 사무실을 표적으로 한 2건의 자폭테러로 최소한 109명이 숨졌으며, 지난해 8월29일에는 나자프의 시아파 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차랑폭탄 공격으로 최소한 85명이 사망했다. 이라크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최소한 8차례의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했다. 한편 이날 바그다드에서도 사제폭발물 공격으로 인해 이라크 경찰관 4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북부 모술시(市)에서는 경찰관 2명이 달리는 차량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아 숨졌다. (이스칸다리야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