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레저용차량 붐을 타고 디젤(경유)을 연료로 한 차량이 휘발유 차량을 제치고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국내에서도 일반 승용차의 디젤모델 판매가 허용돼 디젤차량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디젤차량 '절반' 육박 = 11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전체 등록차량 132만4천27대 중 디젤차량이 65만9천79대로 49.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0년 33.1%와 비교할 때 3년 사이에 16.7% 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특히 작년 9-12월 4개월 동안은 디젤차량의 비중이 줄곧 50%선을 넘어서며 30%대 초반에서 정체상태를 보인 휘발유 차량을 압도했다. 승합차와 화물차 부문에서는 디젤차량 비중이 각각 85.1%와 96.7%를 기록한 반면 승용차 부문에서는 아직 34.2%로 비교적 낮은 편이나 내년부터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인 현대차 클릭과 뉴아반떼XD, 기아차 스펙트라 디젤모델이 시판되면 급증세를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해 승용차 부문의 휘발유 차량 비중은 50%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지난 2000년 83.1%와 비교하면 30% 포인트 이상 빠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SUV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있는 데다, LPG가격이 인상되면서 저렴한 유지비의 장점이 사라진 LPG 차량 수요가 디젤 차량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29.7%에 달했던 LPG 차량 비중은 3년 사이에 12.6%로 급감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디젤차량 왜 인기인가 = 디젤 차량은 휘발유 차량에 비해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 되고 있다. 휘발유 대비 디젤가격은 현재 100대60 정도이며 자동차세도 연 6만5천원으로 휘발유 차량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정부가 휘발유 대비 디젤가격을 오는 2006년 7월 100대75로 인상하는 등 단계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나 산업용 연료라는 특성 때문에 가격인상에 제한이 따르는 데다 디젤과 휘발유 가격이 같아진다고 해도 연비면에서 디젤이 휘발유보다 낫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디젤의 절대 우위는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그간 디젤차량 기피의 원인인 엔진소음과 진동 문제도 자동차 기술발전과 함께 상당부분 해소돼 디젤차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환경오염 문제도 커먼레일 엔진 출시와 더불어 개선돼 유럽지역에서는 휘발유차량의 이산화황이 디젤차량의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하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디젤차량을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젤차량은 유럽지역 환경오염 기준에는 못미치지만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해 환경적 측면에서 휘발유 차량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주장이다. 다만 디젤차량 시대가 본격화되면 커먼레일 엔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디젤의 수분함유 등에 대한 품질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