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을 앞둔 슈헤이.취직도 했는데 출석 미달이 들통나 낙제 위기에 처한다. 스모부원이 돼 대회에 나가면 졸업시켜 주겠다는 지도교수의 제안에 슈헤이는 단체전 출전에 필요한 인원을 모집한다. 속옷 벗기를 거부하는 유학생과 결정적인 순간 설사를 하는 아오키 등 스모부원들은 온갖 해프닝 끝에 대학부 대회에서 우승한다.' '쉘 위 댄스'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만든 '으랏차차 스모부'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시키는 경쾌한 내용으로 스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부담없이 다가선다. 이 영화의 국내 개봉(2000년 가을) 이후 스모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고도 한다. 국내 최초의 스모 공연이 14∼15일 서울 장충체육관,1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각각 열린다는 소식이다. 2002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성과를 잇자며 당시 양국 정상이 합의한 공동 미래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추진됐다는 것이다. 비영리 자선공연이지만 50만원에 달하는 특별석 예매가 끝났을 만큼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들린다. 스모(相撲)는 일본의 국기다. '도효'라는 지름 4.55m의 모래판에서 70가지의 기술을 사용,상대선수를 넘어뜨리거나 밖으로 밀어내는 것으로 3판2승제인 씨름과 달리 단판 승부다. 승패는 순식간에 나지만 시작 전 양 선수가 양 다리를 옆으로 올렸다가 내리딛고(시코),정화수로 입을 가시고,소금을 뿌리는 등의 복잡한 의식을 거행한다. 경기도 경기지만 종교적 의식 행사로 주목을 끄는 것이다. 일본은 기업이나 제품의 해외 진출에 앞서 가부키와 다도 등을 앞세우는 문화마케팅으로 유명하거니와 스포츠마케팅 또한 그에 못지 않다. 스포츠를 이용한 홍보와 마케팅은 해당 국가는 물론 그 나라 기업 및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모의 경우 체급제한이 없는데다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 각국에서 스모를 배우러 일본으로 몰려들고,올림픽 종목 채택도 검토된다고 한다. 전통경기의 정신을 살리면서 세계적인 흥행스포츠로 이끌어가는 일본의 스포츠마케팅에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때다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