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개혁보다는 성장이 우선"이라고 말해 분배와 형평을 상대적으로 중시했던 경제정책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이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 개각 발표에서 부총리로 임명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리는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성장이 우선이며 경제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칠 것은 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또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시스템이 지금은 작동하지 않고 마찰만 일으키고 있다"며 노동과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부총리는 또 내수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조만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설 뜻임을 시사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교수를 노동부 장관에,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한덕수 산업연구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또 비상기획위원장에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국정홍보처장에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을 승진 기용했다. 국정원 기조실장에는 김만복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처 정보관리실장이 임명됐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이 부총리의 기용과 관련, "외환위기 직후 초대 금감위원장직을 맡아 외환위기의 조기 극복에 기여했다"며 "투자 증대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신용불량자 문제 해소, 금융시장 안정 등 당면 경제현안을 해결하고 경제팀을 원만하게 조율하며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각에 이어 오는 13일에는 청와대 비서실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비서실장에는 김우식 연세대 총장이 내정된 상태다. 이 부총리는 13일로 예정된 국회의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비준안이 통과되는 대로 정식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허원순ㆍ박수진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