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의 양대산맥인 LG전선과 대한전선이 경쟁적으로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전선사업의 성장세가 정체 상태인 만큼 사업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려는 의도다. 하지만 두 회사가 추진하는 '몸집 불리기'의 방향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선이 본업인 전선사업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반면 대한전선은 레저 주류 의류 등 전선업과 무관한 업종에 진출하고 있는 것. LG전선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것을 계기로 기존 핵심 사업 강화 차원에서 부품소재 산업과 광통신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품소재 분야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부품과 컴파운드,광통신 분야에서는 광가입자망(FTTH)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부품사업의 경우 LCD용 스퍼터 방식의 FCCL(연성회로기판)을 생산키로 했으며 1단계로 1백5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 분야에서 2005년에 3백억원,2007년에는 7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또 20여억원을 들여 전선 핵심소재인 '컴파운드' 생산을 담당할 자회사 ㈜파운텍을 설립했다. 전선도체를 감싸는 절연재료인 컴파운드는 전선의 무독성화,환경친화 추세에 따라 연간 20% 이상의 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분야다. 올해 공장을 설립한 뒤 내년에 4백억원,2006년에 5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며 향후 고부가 컴파운드 개발에도 나서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주력 사업분야인 광통신분야에서도 광통신 초고속망 사업의 최종 단계인 FTTH 구축사업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현재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1기가 광 가입자망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조만간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선 관계자는 "단순히 전선 업종 및 단일부품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법정관리 중인 진로 인수에 뛰어든 대한전선은 올해 들어 내의류업체인 쌍방울을 사실상 인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장내에서 쌍방울 지분 8.03%를 사들여 28.56%의 지분을 확보,기존 대주주였던 SBW홀딩스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향후 추가로 주식을 매입,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계열사로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한전선은 조만간 쌍방울의 주주총회를 열어 현 경영진을 퇴임시키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이에 앞서 지난해 법정관리 중이던 진로의 채권을 대거 사들인 데 이어 진로 인수를 위한 정리계획안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최근에는 HSBC UBS 등 외국계 투자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진로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또 2002년에는 1천4백73억원을 투자해 무주리조트 운영사인 쌍방울개발의 지분 74.5%를 인수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앞으로도 괜찮은 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동원 가능한 자금 범위 내에서 적극 인수하겠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