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모든 대원들이 무사히 돌아와 다행입니다. 북극점 정복도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종주 도중 아무런 지원없이 44일만에 남극점에 도달한 산악인 박영석(41.골드윈코리아.동국대 OB)씨는 원정 도중 동상으로 군데군데 검은 흉터를 간직한 채 돌아왔지만 표정만은 무척 밝았다. 박씨는 내년 2월 북극점을 밟아 세계 최초의 산악그랜드슬램(히말라야 8천m급 14좌, 세계 7대륙 최고봉, 극점 도달)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팬들의 꽃다발 세례와 대통령의 축전 등을 한아름 받고 입국장에 선 박씨는 여독이 풀리지 않았건만 "다음달에 에베레스트를 다시 오를 계획"이라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한편 박씨는 귀국길에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85)경을 방문해 산을 화제로 한 시간 가량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다음은 박씨와의 일문일답. -- 소감은. ▲무척 기쁘고 대원들이 모두 아무 사고 없이 귀국할 수 있게돼 무엇보다 다행이다. 먼 훗날 다시 이번 여정을 되돌아보았을 때도 후회없을 원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 아문젠의 남극점 도달 이후 무보급으로 최단 기간 남극점을 밟았는데. ▲기록을 내겠다는 욕심없이 먼 여정에 나섰는데 최선을 다 했더니 좋은 기록을 낼 수 있게된 것 같다. -- 가장 위험했던 상황이 있었다면. ▲위험한 것 보다는 불시에 화이트아웃, 블리자드 등 위험한 상황이 닥쳐오는데 대원들이 여기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다치게되고 그렇게 되면 원정이 사실상 끝나기 때문에 대원들의 몸상태에 무척 신경이 쓰였다. 대원 중 한 명은 양쪽 허벅지 근육이 드러날 정도로 곪고 썩어들어가 매우 힘든 상태였는데 끝까지 견뎌내줘서 고마웠다. -- 앞으로 계획은. ▲다음달 에베레스트를 다시 오를 계획을 짜고 있다. 그리고 내년 2월 북극점에 도달해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것이다. -- 지난해 북극점에 실패했는데. ▲대자연 앞에서는 인간의 능력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겸허하게 한발한발 북극점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영종도=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