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힘을 잃고 있다. 1월효과는 소멸됐고 금리.환율.내수경기 등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싸늘해지고 있다. 시장 주도세력인 외국인의 매수강도는 현격하게 위축됐다. 지수는 840선을 중심으로 답보상태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다른 한쪽에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화려한 종목장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새로운 상승궤도에 진입하기 전까지 투자자의 관심이 외국인 선호종목인 대형주보다 장기간 소외받은 우량 중소형주에 머물 공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50개 종목이 상한가 4일 종합주가지수는 4.37포인트 떨어지며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최근 7일중 하루만 빼고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주 지수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0.61%와 2.54% 상승했다. 특히 소형주 지수는 5일째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이후 오름세다. 지수약세에도 불구,상승종목이 3백99개로 하락종목(3백61개)을 압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상한가 종목수는 50개나 됐다. 이는 지난 2002년 6월28일의 69개 이후 최대치다. LG카드가 6일째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대림수산 오양수산 동원수산 등 수산주들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제약주는 조류독감 관련주로 주목받으면서 상한가 종목이 속출했다. 지난해 랠리 과정에서도 종합주가지수가 정체를 보일 때면 중소형주 쪽으로 매기가 옮겨갔다. 그러나 '반짝 강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형주 강세도 투기적인 매수세에 따른 '틈새장세' 성격이 강하지만 당분간 중소형주가 대형주와의 괴리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소형주 더 오를까 우선 업종대표주의 가격부담과 수급불균형 등이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대표주 가운데 사상최고가나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이 적지않다"며 "지난해 이후 시장을 주도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국내투자자가 대형주를 건드릴 여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들도 중소형주에 관심을 보이는데다 환율 등 거시변수에 대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점도 이들 종목의 강세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화학 통신 금융 철강업종 등을 사들이고 수출관련주인 전기전자와 운수장비,경기민감 내수주인 유통주 등을 내다팔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음식료 섬유의복 종이목재 의약품 전기가스 등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는 점도 우량 중소형주의 추가상승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관심 종목은 김중곤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820∼830까지 떨어지면 대형우량주 위주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가격부담요인 등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더멘털이 우량하지만 오랜 기간 소외받은 중소형주는 단기 순환매나 수익률 괴리 축소 차원뿐 아니라 중장기 보유 관점에서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같은 종목으로 이랜텍 대웅제약 SKC LG홈쇼핑 F&F 진성티이씨 디지아이 세종공업 나라엠앤디 대상 등을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이 4천억원 미만이며 1월말 주가가 3개월,6개월 평균주가를 밑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