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jlee@pigeon.co.kr "당신은 지금 무슨 일을 가장 잘할 수 있습니까?" "당신의 정년 체감지수는?" "당신이 10억원을 만들려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실업 대란과 정년 위기,그에 따른 재테크 열풍 등 지난해 우리나라를 휩쓴 사회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질문들이다. 해는 바뀌었지만 누구도 이 물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 개념이 바뀐 지 오래다. 보장이 안 되는 자리는 곧 위기의식을 부르고 '사오정' '오륙도'에 이어 20대 태반이 백수임을 의미하는 '이태백'이란 또 다른 유행어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던 대다수 청춘들의 정체성 위기와는 별개로 구체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피죤 창업 전 나는 한 화학회사의 직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들였다. 팔방미인이 돼야 하는 지금의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그렇듯이 60년대의 기업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업도 해야 하고 타이핑도 해야 하며,필요하면 회계분석과 연구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도 내야 했다. 나 역시 동분서주하면서 몇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해내곤 했다. 그 후 경제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환경은 눈에 띄게 달라졌고,사회 전체가 IMF라는 거대한 파도를 탄 후론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경영환경에 노출돼 있다. 기업의 덩치가 계속 커지면서 그만큼 방대하고 다양한 조직 속에서 이제는 자기 분야가 확실한 전문인마저 진취성이나 유연한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도태되는 부류로 정리될 지경이다. 21세기형 인재는 여러 분야에 대한 경험과 열정,전문지식,추진력 등을 두루 갖춘 '멀티태스커'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업에선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고,마케팅 분야라면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내야 한다. 혹 자신이 속한 부서가 연구개발 영역이라 할지라도 시장성이 있는 제품인가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인사 파트에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알아보는 혜안도 지녀야 한다. 망라하자면 어떤 면에선 자신이 1인의 회사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전천후의 인재라고 해서 모든 기업,모든 사업에 통용되지는 않는다. 회사의 전략과 문화에 어울리는 맞춤형 인재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예측불허의 경영환경 속에서 한 사람의 인재가 더욱 소중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