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만성감염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안광석 교수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사람 몸 속에 침입한 후 한시간 이내에 US3라는 유전자를 분비,인체의 면역방어 작용을 무력화시키면서 만성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인체면역작용 방해 과정이 분자 수준에서 규명됨에 따라 만성감염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 개발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US3가 위암 항원인 HLA(인간백혈구 항원)-G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하는 것을 규명함에 따라 위암치료제 개발도 가능하게 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면역의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이뮤니티' 2004년 신년호에 게재됐다. 안 교수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인간백혈구 항원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침입한 바이러스들은 인간백혈구 항원에 의해 탐지된다. 인간백혈구 항원에 탐지돼 붙잡힌 바이러스는 면역세포인 임파구로 전해지고 최종적으로 임파구는 바이러스를 파괴함으로써 인체를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게 된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인의 80% 이상이 만성 감염돼 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실험모델로 바이러스 면역회피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며 "백신 개발을 위한 필수 선행조건인 이 과정이 규명됨에 따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조류독감 바이러스 예방책 마련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