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31일자) 정치자금법 현실에 맞게 고쳐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를 전면 금지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의 명분은 그럴 듯하다. 그러나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는 막아놓고 임원의 기부는 허용하면 그 돈은 어디에서 나오겠느냐"는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말처럼 자칫 편법만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본다. 정치권이 기업들의 정치자금 없이 개인들의 소액 다수 기부금만으로 투명한 정치를 하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기업 명의의 정치자금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적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정말 지켜질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른바 '돈먹는 하마'라는 지구당을 폐지한다고는 하나 선거때마다 거액의 정치자금이 필수 불가결한 현재의 정치풍토를 먼저 고치지 않고는 법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불법 정치자금 시비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현실성 없는 법 개정이 자칫 지킬수 없는 법을 위반한 범법자만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게다가 지금까지 합법으로 인정해준 영수증 처리분까지 음성적으로 거래하게 만드는 등 오히려 법개정을 아니한 것만도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지킬수 있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학계에서도 영국과 같이 완전 선거공영화가 이뤄지지 않는 나라에서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는 것은 또 다른 부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자금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제 정치 현실을 무시한채 좋은 말만 골라 넣는 선언문적인 성격이어서는 곤란하다. 국민들에게는 과도한 돈이 들어가는 정치의 부작용을 인식시겨주고,기업들에는 합법적인 정치자금을 낸 뒤 기업활동에만 전념할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의사결정과 감정

      회계법인과 증권사를 거쳐 자산운용사에서 30년 가량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학창시절 공부했던 과목 중 사회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수업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경제학이나 투자론 같은 금융관련 전공 과목도 떠올랐고 심리학이나 수학, 인사관리 같은 과목도 떠올랐는데 하나를 꼽자니 의사결정론이라는 수업이 선택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면서 현재 경제부처 국장으로 근무하고있는 친구와 거의 하루일과를 같이 보냈는데 이 친구의 권유로 수강신청한 과목이다. 수업은 조별과제와 토론으로 이루어졌는데 학기내내 논리적사고(Logical thinking)와 시나리오 분석(Decision tree)의 반복이었다.사실 우리의 삶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때까지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순간이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침대에서 더 자고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나는 것부터 출근 복장을 선택하는 것 등 개인적인 것부터 회사에서 주식 종목을 선택하고 매수, 매도하는 결정까지 매사가 의사결정인 것이다. 간혹 직원들에게 점심으로 먹고 싶은 메뉴를 물어보는데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얘기하는 친구가 있는 반면 아무거나 좋다는 친구들이나 당황하기까지하는 친구들을 보게 된다. 후자의 경우 오늘 하루가 힘들어서 점심 메뉴 선택도 스트레스가 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과 점심 메뉴 선택은 본인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니 고민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겠거니 짐작하고 넘어간다.최악의 리더는 의사결정을 하지않는 리더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듯이 직장에서 리더가 갖춰야할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도 훈련이 필요하다. 고객과 점심 장소를 예약한다고 생각해 보면

    2. 2

      [시론] R&D 예타 폐지, K혁신의 대전환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하며 빠른 혁신이 국가와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술의 탄생과 소멸 주기가 그 어느 때보다 짧아졌다. 어제의 독보적인 기술조차 오늘의 새로운 혁신에 자리를 내줄 만큼 긴박한 속도전이 이뤄지고 있다.이처럼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대 흐름에 뒤처진 제도와 질서를 따르는 데 시간을 쓰면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간 쏟아부은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주도권 경쟁에서 이탈하게 된다. 글로벌 백신 강자인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혁신적인 mRNA 기술을 채택한 ‘퍼스트무버’ 경쟁사들에 시장 점유율을 고스란히 내줬다. 보수적인 의사결정과 늦은 임상시험 속도가 패인이었다.그간 대규모 사업의 엄격한 사전 검증으로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를 운영했다. 하지만 평균 2년 이상 걸리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긴 검토 기간과 경제성 위주 평가 기준은 오히려 혁신의 장벽이 됐다. 오늘날 핵심 전략기술로 꼽히는 양자 기술이 단적인 예다. 기술 태동기인 2016년부터 양자 기술에 대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지원을 시도했으나, 매번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사이 선도국인 미국과의 기술 격차는 6년까지 벌어지고 말았다.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달 29일 국가재정법과 과학기술기본법을 개정했고 R&D 예비타당성 조사가 폐지됐다. 제도 도입 18년 만에 이뤄낸 결단으로, 전략기술 확보의 골든타임을 지키겠다

    3. 3

      [천자칼럼] 14석 눈뜨고 놓친 日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원맨쇼’에 업혀 간 자민당은 이번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316석(전체 465석)을 차지하는 역사적 대승을 거뒀다. 1986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의 304석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자민당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압승이다.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도쿄도 30개 선거구를 모두 석권했을 정도다. 득표수대로라면 330석이 될 수도 있었던 자민당이다. 하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중복 출마자가 대거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바람(?)에 등록 후보 부족으로 비례 14석을 눈앞에서 날렸다.일본 중의원의 비례 의석은 176석이다. 참의원은 우리처럼 전국 단위로 뽑지만, 중의원은 11개 권역에서 별도로 뽑는 구조다. 지역구와 비례 후보로 중복 입후보가 가능해 유력 정치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역구에서 낙선해도 비례를 통해 의회에 입성할 수 있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319명을 비례 후보로 등록했는데, 이들 중 지역구 당선자가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로 인해 도쿄, 남간토 등 4개 권역에서 얻을 수 있는 비례의석보다 등록 후보가 적은 사태가 빚어졌다. 결국 공직선거법에 의해 14석을 다른 당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중도개혁연합은 이 중 6석을 배정받은 행운에도 의석이 ‘폭망’ 수준으로 쪼그라든 탓에 웃을 수 없는 처지다.단숨에 11석을 확보해 중의원에 처음 진출한 팀 미라이는 웃다가 울었다. 자민당 몫 2석을 넘겨받았지만, 긴키 권역에서 출마한 후보자 2명이 지역구 득표율 10%를 넘지 못하는 바람에 비례 2석을 넘겨줘야 했기 때문이다. 지역구 득표율이 10% 미만인 중복 출마자는 비례 의원 당선도 불가능하다.자민당 1극 체제를 만들어준 이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