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라오스에서도 27일 조류독감 발병이 확인돼 조류독감 발생 국가가 10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인접국으로 점차 확산되는 조짐이 역력하다. 이와 함께 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두번째 사망자가 공식 확인되는 등 조류독감으로 인한 희생자가 최소 8명으로 늘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해지금까지 약 1천900만마리의 닭이 폐사하거나 살 처분됐다. 아시아 각 국은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검역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사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조류독감의 변종 바이러스 H5N1가 사람의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결합할 경우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 조류독감에 대한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라오스서도 조류독감 발생 확인= 중국 당국은 남부 광시(廣西)장족자치구의 한 오리농장에서 집단폐사한 오리의 샘플 테스트 결과 H5N1 바이러스에 의한 조류독감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3일 광시장족자치구 롱안의 딩당 마을에 있는 한 농장에서 오리가 집단폐사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지방정부가 문제의 농장 주변 3㎞ 내에 있는 가금류 1만4천마리를 살 처분했다. 폐사한 오리에서 수거된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조류독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라오스 외무부도 최근 닭 수백마리가 조류독감으로 폐사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조류독감이 라오스로 확산됐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류독감 발생국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라오스, 캄보디아 등 10개국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태국과 베트남에서는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사망자가 발생했다. ▲태국서 2명째 희생, 베트남서 8번째 환자 확인= 태국에서는 이날 6살 짜리 소년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조류독감으로 인한 태국내 공식사망자 수는2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15일 수코타이주(州)에서 후송돼 입원했던 이 소년은 심한 폐렴으로 인해 사망했으며 소년의 어머니도 이달초 수코타이에서 사망했으나 그녀가 조류독감에감염됐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태국 보건부는 지금까지 조류독감 진성환자로 판명된 3명 가운데 2명이 숨졌고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의심환자 10명중 5명이 이미 죽었다고 밝혔다. 한편 WHO는 이날 베트남에서 4살짜리 남자 아이가 조류독감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 이 남자아이는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이 남자아이를 포함, 모두 8명의 조류독감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숨졌다. 또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어린이들이다. 이날 현재 태국과 베트남에서 조류독감으로 확인된 사망자수는 모두 8명이다. 캄보디아에서는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이는 2명에 대해 조류독감 발병 여부를확인하기 위한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사태 악화 가능성 우려 = 베트남과 태국에서 희생자를 발생시킨 조류독감의변종바이러스 H5N1가 인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결합, 변이를 일으키면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사망자수 발생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7일 경고했다. WHO 서태평양 담당국장인 오미 시게루 박사는 H5N1 바이러스와 인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서로 만나 변이를 일으켜 유행하게 되면 수백명선이 아니라 수백만명의 사망자가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다른 보건전문가들도 독감에 걸린 사람이 동시에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 내에서 변이를 일으켜 인간 대 인간 감염이 가능한 형태로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지난 해 전세계에서 근 800명의 희생자를 낸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심각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각 국 조류독감 대처 고심 = 태국 정부는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조류독감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유럽연합(EU), 미국과 함께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열릴 예정인 이 회의에서는 조류독감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 보건기구(WOAH)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조류독감이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국제적인 문제라며 조류독감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검역을 대폭 강화하면서 조류독감의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싱가포르는 일본 등 조류독감이 발생한 나라로부터의 관상용 조류 수입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도 인접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조류독감이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차량과 선박에대해 검색을 강화, 가금류의 밀반입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사할린 당국은자체 항만을 통과하는 모든 가금류에 대해 검역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부 국가 발병 은폐의혹 비난= 조류독감의 전세계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있는 가운데 아시아 각국 정부들이 고의로 조류독감을 은폐한 것과 관련해 비난이쏟아지고 있다. 현재 조류독감의 발생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파키스탄 등이 이러한 은폐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조류독감 감염지역에서 도살처분된 닭 380만 마리를 시장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혀 은폐의혹에 이어 조류독감 저지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비난을 사고 있다. 호주는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조류독감 발생 초기에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관련 국가들 모두가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방콕.베이징.하노이 AP.AFP.신화=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