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전개되고 있는 화폐 선진화 논의와 관련, 디노미네이션(액면절하)을 할 경우 '원'의 하위 단위인 '전'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20일 "일각에서 디노미네이션을 할 경우 예컨대 현재의1천원이나 100원이 1원으로 절하되면서 물가심리를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법정화폐로 엄연히 남아있으면서도 수요가 없어 제기능을못하는 최저 화폐 단위인 '전'을 부활하면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법정 통화에 포함돼 있으나 발행이 중단된 지 20여년이 지난 '전'의 재활용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중심 화폐 단위인 '달러'아래 50센트, 25센트, 10센트, 5센트, 1센트 화폐를 두고 저액권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면서 " 우리나라 화폐 역시디노미네이션을 할 경우 여러 액면의 '전'을 발행하면 저액권 문제가 풀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도 유로화를 출범시키면서 '유로'의 하위 단위로 50센트, 20센트, 10센트, 5센트, 2센트, 1센트를 도입해 디노미네이션에 따른 물가불안 문제를 불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화를 채택한 12개국 중 이탈리아는 1천936.27대 1, 그리스는 340.75대 1, 포르투갈은 200.48대 1, 스페인은 166.386대 1의 디노미네이션을 했으나 물가불안 등의 부작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국민들이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강제적으로 단행된 과거의 화폐 개혁을 연상해 디노미네이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총선이후 화폐 선진화 논의가 본격화돼 그동안 중앙은행이 연구.조사한 결과를 제시하면 화폐 액면 절하에 대한 불안이 가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통화 가운데 최소 단위인 '전'은 지난 1962년 화폐 개혁과 함께 10전과 50전권이 발행됐으나 물가가 오르고 경제 규모가 커져 수요가 끊기면서 1980년 12월이후 발행되지않고 있다. 현재 '전'의 발행잔액은 10전권이 100만원, 50전권은 300만원이며 한은 창구로교환요청이 들어오면 10전권 10장이나, 50전권 2장을 1원짜리로 바꿔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