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이 환율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새해 들어 자국 통화의 급반등을 저지하기 위해 연일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통화의 강세(달러 약세) 기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분위기다.


미국의 경상적자 확대와 달러 약세 용인 정책으로 새해 들어 달러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30달러에 육박하고,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백5엔선에 진입하는 등 그 하락세가 좀체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2일부터 열리는 G10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G7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약(弱)달러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 환율 방어 총력전에 나선 아시아


일본 정부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5일 연속 시장에 개입했다.


지난 5일에는 달러당 1백7엔선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1조6천억엔을 투입, 약 1백50억달러를 사들였으나 1백7엔 방어에 실패했다.


이어 지난 6~7일에는 1백6엔선마저 위협당하자 다시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엔 강세(달러 약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엔화가치는 7일 장중 한때 3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백5엔선(1백5.90엔)까지 급등, 일본 정부를 긴장시켰다.


지난 주말에도 일본이 시장 개입을 지속하면서 달러 가치가 한때 1백8엔대로 회복되기도 했으나, 다시 1백6엔선으로 떨어졌다.


지난 1주일 동안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액은 6백억달러로 추정된다.


홍콩 정부도 홍콩달러의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주 3일 연속 시장에 개입, 미 달러화를 10억달러 이상 사들였다.


홍콩 정부는 홍콩달러 가치를 기준선(미 달러당 7.80홍콩달러)으로 끌어내리려 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홍콩달러 가치는 현재 미 달러당 7.76홍콩달러로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 정부도 자국 통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며칠 동안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국가들의 필사적인 시장 개입에도 불구, 달러 하락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달러 가치가 올해 유로 및 엔화에 대해 각각 유로당 1.33달러와 달러당 9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주말 미국의 재정 및 경상적자 확대를 이유로 달러 급락을 경고하기도 했다.



◆ 약달러, 세계경제 현안으로 부상


달러 하락세가 가속화하자 약달러 문제는 세계경제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스위스 바젤에서 12일 개최된 G10 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달러 하락세를 핵심 의제로 논의했다.


G7 및 스웨덴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11개국 중앙은행 총재들로 구성된 G10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달러 약세가 심화될 경우 세계경제 회복세를 저해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달러 문제는 다음달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래턴에서 열릴 올해 첫 G7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회담 소식통들은 "독일과 일본이 이 회담에서 유로 및 엔고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미국측에 약달러 시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G7 재무장관 회담은 달러 약세 지속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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