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에서 호남중진 물갈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중진의원들이 노골적으로 반감을표시하고 나서는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8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인적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물갈이 주장에 힘을 실어준뒤 "인위적으로 인적쇄신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경선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상향식 공천 제도에 의한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난 7일 중앙위원회의에서 일부의반발에도 불구, 오는 19일 지구당위원장 일괄사퇴 결의를 이끌어 낸 것은 현직 지구당위원장들의 기득권 포기를 통한 인적쇄신의 물꼬를 튼 조치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은 "개혁원조인 민주당을 기득권 유지의 방편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정치신인들과 모임을 갖고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며, 주장이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명하겠다"고 말했다.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물러날지 말지는 스스로 판단하면 잘 알 것"이라면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남중진물갈이론에 가세했다. 재선인 김경재(金景梓) 상임중앙위원은 KBS라디오에 출연, "인적 교체는 필요하나, 인위적으로 할 수는 없다"면서도 "13대 총선때부터 김대중 총재의 우산 안에서편안하고 한가하게 선거를 치뤄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에게 변화와 자극의 계기를마련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는 절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남지역 중진의원들은 물갈이론에 대해 `인민재판', `한건주의' 등의 용어를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화갑(韓和甲.3선)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왜 물갈이 대상이냐"고 반문하고 "젊은 친구들이 한건주의로 말을 함부로 하고 있는데, 고용증대하겠다면서 있던 사람을 쫓아내고 새 사람을 받아들이면 그건 고용증대가 아니다"면서 "당이 이대로 가선 안된다고 판단될 때 내가 직접 나서서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또 "미국같은 경우는 100살 넘어도 상원의원을 하고 20선 의원도있다"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변 386들은 다 부패해서 심판받고 있지만, 노 대통령 주변에 60세 이상중에서 부패한 사람이 있느냐"고 소장파를 비난했다. 김태식(金台植.5선) 국회부의장은 호남물갈이론에 대해 "그런 인민재판식 요구가 어딨느냐. 어린 것들이 정치한다면서..."라며 소장파에 반감을 드러낸뒤 "정치는문화이고, 사람 하나 키울 때는 그 지역에서 정성을 들여 키우는 것"이라면서 "자꾸호남, 호남 하는데 민주당 본류가 호남"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협(李 協.4선) 국정자문위원장은 "신진으로 바꾸면 무조건 당선되느냐. 조선시대 당파싸움도 아니고 (물갈이는) 국민에게 의존해야지 당에서 인위적으로 할 게아니다"며 "호남도 옛날같지 않고 열린우리당도 생겨서 어렵게 땀흘리고 밭을 갈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현(金相賢.6선) 고문은 "물갈이론은 타당한 면도 있지만, 어떤 개인의 인기영합주의로 가는 측면도 있다"면서 "정치인 스스로가 자성하고 자각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충조(金忠兆.4선) 의원은 "호남이고 중진이라는 이유만으로 나가라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비개혁적"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물갈이론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언급을피했고,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정균환(鄭均桓)상임고문은 "무엇보다 당의 화합이 중요하다"고만 말했다. 한편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은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얘기하지 않겠느냐"면서 "진흙탕 싸움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