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정권시절 특혜를 누려온 이슬람 수니파들이 이라크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는 등 힘을 모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수니파는 시아파에 비해 이라크에서 소수 종파로 분류되지만 후세인 정권 붕괴후 미군의 점령에 저항하는 핵심세력으로 떠올라 미군 당국은 수니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문은 이라크내 수니파 인사들이 지난달 25일 이라크 헌법안 마련과 새 정부구성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라크내 아랍족, 쿠르드족, 투르크멘족 수니파가 모두 참여하는 '수니파협의회'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수니파협의회 구성에 관계했던 인사들은 "미국이 출범시킨 과도통치위원회 등에서 다수를 차지한 시아파에 밀려 수니파의 역할이 위축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해 수니파 모임 발족을 서두르게 됐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운동'에서 활동하는 모하메드 아흐메드 라시드는 "미국은 시아파가이라크에서 주류세력이라고 착각해 과도통치위에서 시아파에게 더 많은 자리를 내줬다"며 수니파협의회를 활용해 수니파의 목소리를 확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댄 세노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수니파협의회의 실체를 파악중"이라면서 "그들과의 건설적인 대화는 환영한다"고 말해 세력을 결집중인 수니파와 모종의 화해책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에 출범한 수니파협의회는 직접선거를 통한 정부구성을 요구하는 등 미국의 복안과는 다른 주장을 강력히 펴고 있어 내년 6월 말까지로 예정된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주권이양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니파협의회는 후세인 정권에 몸담았던 관리들도 범죄경력만 없으면 영입할 수 있으며, 바트당 출신 간부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미 군정 당국과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라시드는 이와 관련, "수니파협의회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저항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제한 뒤 "이라크인들은 미군점령에 저항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라시드는 수니파협의회에 참여하는 대다수 인사들은 이라크 새 정부 구성방안으로 직접선거를 촉구한 시아파의 최고성직자 아아톨라 알리 시스타니와 입장을같이 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라크 국민 약 2천500만명 중 20%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후세인 집권 시절 고위직을 독점하며 경제적 이익 등 상당한 특혜를 누려 왔다. 이들의 거주지는 수니삼각지대로 불리는 바그다드와 북서부에 집중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