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미 슈퍼스타즈 투수 감사용,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맨손으로 쇠뿔을 꺾었던 극진가라데의 최영의,프로레슬러 역도산,한국 최초의 여성파일럿 박경원,일제시대 혁명가 김산... 극적인 인생을 개척했던 실존인물의 삶을 담은 영화들이 올해 대거 제작된다. 이범수가 감사용 투수역을 맡는 '수퍼스타 감사용'(제작 싸이더스)이 이달중 촬영을 시작하고 설경구가 타이틀롤을 맡은 '역도산'(싸이더스)과 장진영이 박경원역으로 분한 '청연'(씨네라인2)도 3월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양동근이 최영의역을 맡은 '바람의 파이터'(드림써치·양윤호필름 공동제작),송강호가 김산으로 분한 '아리랑'(명필름),유오성이 안중근 의사역으로 나선 '도마'(소스원)도 금년중에 크랭크인할 전망이다. 70년대 광주에서 '빈민들의 영웅'으로 불린 박흥숙씨의 일대기를 담은 액션멜로 '형'(백상시네마)은 올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이미 90%의 촬영을 마쳤다. 박흥숙은 CF모델 출신 고주원이 연기했다. 코미디와 액션 영화가 주류를 이뤄온 한국영화계에서 비주류 장르인 전기영화가 이처럼 한꺼번에 만들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실화를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과 '실미도' 등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 이같은 기획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실존인물은 인생이 극적인데다 관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것이 특징.액션과 연계돼 있는 인물들을 채택했기 때문에 박진감 넘친 화면을 구성하기도 쉽다. 최영의와 역도산은 무예장면이 많고 안중근 의사는 총격전,감사용은 야구경기,박경원은 비행술,박흥숙은 육박전에 연관돼 있다. 이들 전기영화는 대형세트와 복식 등이 필요한 시대극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제작비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36억원)를 웃도는 40억~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도마'는 중국에서,'역도산'은 일본에서 로케이션으로 촬영되고 중국과 일본의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만큼 현지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