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등급을 부여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지난해에 이어 전반적으로 상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S&P에 따르면 올해 신용등급조정은 상향이 12번, 하향은 3번으로 상향세를보였다. 다만 지난해에는 하향조정은 없었으며 상향건수가 32번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신용도 개선폭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고 S&P는 분석했다. S&P는 현재 국내 46개 기업과 15건의 자산유동화거래에 대한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다. S&P는 또 한국 정부에 대한 외화신용등급은 지난해 7월 `A-'로 상향조정한 이후장기등급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S&P의 타카히라 오가와 아시아태평양지역 정부신용평가 담당이사는 "한국 정부 등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남북의 대치국면에 따른 지정학적인 위험과 통일이 될 경우 떠 안게 될 재정적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정치불안과 맞물려 경제개혁이 제대로 진척될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기업부문에서는 정보기술(IT)업황의 회복과 대(對)중국수출의 호조로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신용도가 신장세를 보인 반면 내수부진으로 중소기업들은 힘든 한해를 보냈다고 S&P는 평가했다. 특히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90년대 후반의 금융위기 이후 발전을 거듭해왔으나일부 기업의 경우 다소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금융부문은 은행간 M&A(인수합병)이 신용등급 변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반면 보험사는 실적호전에 따라 등급이 상향조정된 사례가 많았다. S&P의 최영일 애널리스트는 "올해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영업환경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특히 가계에 대한 무담보신용대출과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에서 문제가 많이 노출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밖에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시장은 신용카드사의 유동성 경색으로 올해 카드채 포트폴리오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고 S&P는 밝혔다. 다만 S&P가 등급을 부여한 유동화거래의 대부분은 `AAA' 등급의 지급보증 전문 보험사가 지급보증을 하고 있어 등급이 하향조정되거나 관찰대상으로 지정된 사례는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