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잔존 세력들의 저항과 지방 군벌의 난립 등으로아프가니스탄 내 혼란이 지속되면서 내년 6월 대선을 앞둔 아프간 재건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11일 아프간의 치안불안과 강력한 군벌세력 지속이 내년에 실시될 첫 민주적 선거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탈레반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국민의 불만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면서 탈레반 세력이 영향력을 미치는 남동부 국경지대에 대한 치안회복과 아프간정부의 지도력 회복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아프간 남동부 국경지대인 자불주(州) 말라위 모하마드 오마르 부지사는 "탈레반이 직접 장악하지는 않았지만 주정부 자불주 80%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극심한 치안부재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자불주 관할 8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만 주정부가 통제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는 보다 나은 치안과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이날 새로운 헌법이 인권보호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아프간에서평화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특히 이번 헌법초안에 그동안 불평등 대우를 받았던 여성의 권리에대한 명확한 언급이 빠져있다면서 실망감을 표시했다. 반면 축출된 아프간 전 총리인 반군 지도자 굴바딘 헤크마티아르는 이날 발표된 성명을 통해 외국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새로운 과도정부 수립 이후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아프간 증파 계획과 관련, "군대의 추가 파병은다른 지역으로 분쟁을 확산시키는 한편 끝내 인명피해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외국군의 아프간 철수 및 내정간섭 중단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며 이날 탈레반 남부지역 거점이었던 칸다하르에 민군(民軍) 합동으로 구성된 안정화팀을 파견해 작전에 돌입하는 한편 오는2005년에도 아프간에 대한 지원을 계속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편 아프간 난가르하르주 잘라라바드에서 이날 미군이 아프간 군벌지도자인 아스마툴라 장군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미군과 아프간 민병대간의 충돌이 발생, 4명의아프간 민병대원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덴마크는 이날 미국이 요구한 아프간에 대한 전투헬기 및 수송용헬기 지원을 거부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