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4일 "민주당은 반세기 역사를 가진 정당으로써 지금까지 독재에 항거했고, 시장경제를 주장해 왔으며,평화적 남북문제를 주장하는 등 3가지를 지켜왔다"면서 민주당의 역사와 정통성을언급했다. 그는 이날 조순형(趙舜衡) 대표와 당 상임중앙위원들의 집단 예방을 받고 25분가량 환담한 자리에서 조 대표가 "상임중앙위원 구성이 60-40대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하자 "민주당원들은 참 현명하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분당 사태이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DJ 환심 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에 나름대로 `애정'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은 조 대표의 선친인 조병옥(趙炳玉) 박사를 회상하면서 "조씨 가문은 2대에 걸쳐서 민주당 대표를 하고 있다. 당으로서도 경사고 가문도 빛나는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은 당시 이승만 정권의 용공논쟁, 용공매도속에서 끝까지 원칙을 지켜 쟁취한 50년 전통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일들은 조박사 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가 마지막 마무리를 잘못해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은 분당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의 분당 사태와 남북문제가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것 등을안타깝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당 사태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기 보다는 지난 2001년 대통령의 탈당 이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함께 인사온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에 대해서도 "추 상임위원은 여성계에서 독보적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지난달 28일 전대 연설에서 김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을때 못으로 편지를 주고받은 것을 빗대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우리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말한 바있는 추 의원은 "허락도 안받고 못 이야기를 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경재(金景梓) 의원에게는 "표를 많이 얻으셨다. 축하한다"고했고, 김영환(金榮煥) 의원에게는 "다재다능하고 유능하다"고, 장재식(張在植) 의원에게는 "경제가 어려울때는 지도부에 경제전문가가 한사람 정도는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한마디씩 축하했다. 조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1등을 했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도 "내년에 부시가 재선되면 대북 공세를강화할 것 같다"고 우려하고 "한미 동맹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주도해야 한다. 내년 선거가 있는데 봄까지 핵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눈치를 선거결과를 보자는 식으로 나오면 안된다"며 "국회가 남북문제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이미 나이가 많다"며 "조 대표가 잘 해서 민주당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