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에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미국계 캐피털그룹의 최근 행보가 심상찬다. 캐피털그룹은 지난10월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을 받는 동안 내수주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풀무원 LG애드 INI스틸 한국타이어 주식을 5% 이상 신규 매수했다. 이에따라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종목이 거래소 시장에서만 지난해말 18개에서 28개로 늘어났다. 올들어 캐피털그룹이 5% 이상 지분을 신규 매수한 종목은 모두 10개.이 중 삼성화재 국민은행 풀무원 LG애드 등 4종목에 대한 투자가 조정국면에 들어갔던 지난 10월 중순 이후 한달여 기간에 이뤄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식 중 1백71만7천2백75주(1.01%)는 40만원 이상에서 매도했다. 건설주의 대표주자격인 LG건설 주식도 이 기간 중 계속 늘려갔다. 캐피털그룹 산하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인터내셔널인코포레이티드(CGII)와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CRMC)는 LG건설 주식을 총 13.67%나 갖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주식도 17.15%를 보유하고 있다. 캐피털그룹은 이같은 투자 패턴 변화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자제하고 있다. 과거 캐피털그룹을 상대로 설명회를 가졌던 국내 투자회사 관계자는 "캐피털그룹이 내수주 지분을 늘리는 것은 내년 내수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장기투자의 성격을 지닌 캐피털그룹의 특성상 주가가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한 저평가 가치주를 찾다보니 최근 내수주에 집중하게 됐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임원은 "캐피털그룹은 연기금으로 주로 구성돼 있어 시장지배력과 성장성이 있는 종목에 장기 투자한다"며 "최근 국내 금융사나 풀무원에 대한 투자는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