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외환보유액 중 약 6분의 1은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사들인 외화이며 올들어 61%나 급증한 것으로나타났다. 또 1998∼2002년까지 한국은행의 외환 운용 수익률은 평균 6%가 넘어 국제투자기관의 평균 투자 수익률을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4일 배포한 '우리 나라의 외환보유액 관리 및 운용'이라는 자료에서지난 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 1천503억달러 중 84%인 1천269억달러는 한은 소유이고 나머지 234억달러는 정부에서 운용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이라고 밝혔다. 외국환평형기금은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작년말의 145억달러에 비해 61.3%(89억달러)가 증가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1997년 12월 말의 89억달러에서 1천500억달러대로 크게 증가한 것은 1998∼2003년 10월까지 경상수지가 988억달러의 흑자를 낸 데다 외국인주식 투자자금 380억달러가 순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들어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순유입액은 117억달러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의 외환보유액 과다 논란과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투자공사를 설립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경상 외환 지급이나 외국인주식 투자자금 유출 가능 규모 등에 비추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남북 통일 대비 등 국가 안전 차원에서 대외 경제 규모 확대에 상응해 증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따라서 외환 운용 수익이나 외환정책 수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외환보유액 변동은 가급적 수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욱 한은 부총재보는 "미국 등 선진국들이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이 과다하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환율 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해당국의 환율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에 대한 논란은 적절치 않다"고 못박았다. 이 부총재보는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 "1998∼2002년 사이의 투자수익률은 국제투자은행들의 평균 투자수익률 6.14%를 상회하며 이 기간의 통화안정증권 이자율6.02%(2년물 기준)보다도 높다"고 밝혀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이 부실하다는 정부일각의 견해를 일축했다. 그는 이어 "안정성과 유동성을 완벽하게 확보한 가운데 외환보유액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의 수익성 제고 방법으로 미국 등의 중장기 정부채 뿐 아니라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채권(MB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회사채나 위험도가 큰 신용 파생상품에는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행은 뉴욕과 런던사무소에 외환운용 데스크, 본점에는 야간데스크를각각 두고 24시간 자금 운용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외환 운용 인력은 57명에 달한다. 외환 운용 인력 중 19명은 자산 운용 관련 국제 공인 자격증인 공인재무관리사(CFA)이고 3명은 재무위험관리사(FRM)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