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현대 메릴린치 UBS 등 국내외 증권사들은 세계적인 경기회복 추세에 힘입어 내년중 종합주가지수가 950~1,00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특히 수출이 지속적인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서서히 살아나면서 개인과 국내 기관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기에 상승탄력이 강한 전기전자 화학 운수창고를 비롯한 실적호전 예상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교보 모건스탠리 등 일부 증권사는 미국ㆍ중국 경기의 성장세 둔화와 국내 수출 및 내수경기 악화로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대조적인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 유망 테마와 종목 =증권사들은 내수우량주 고배당주 실적호전예상주 인수ㆍ합병(M&A) 관련주 업종대표주 등을 유망 테마로 꼽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 신세계 제일기획 등 내수 우량주의 상승 탄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꾸준한 실적호전으로 자사주 매입이 기대되는 삼성전자 포스코,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LG석유화학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은 △중국 수출 및 사회간접자본 확충 관련주(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포스코, 현대중공업, 대우종합기계)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및 휴대폰 관련주(삼성전자 LG전자) △설비투자 관련주(LG산전) △실적호전 예상업종(운수 석유화학 통신서비스 제약) 등을 '관심종목'으로 선정했다. 대신증권은 경기회복 초기에 상승 탄력이 높은 전기전자와 운수창고 및 장비, 화학업종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증권은 카드 부문의 부실이 해결될 경우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의 상승탄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SK증권은 실적호전 예상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상장기업중 계룡건설 금호전기 대림산업 대우건설 대우종합기계 등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코스닥기업 중에는 디지아이 백산OPC 엔터기술 유일전자 인탑스 인터플렉스 파워로직스를 실적호전 예상기업으로 분류했다. 교보증권은 중국 관련주의 비중을 줄이고 정보기술(IT)업종 중심의 대응 전략을 권고했다. 이 증권사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겨냥한 대형 건설주와 지배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인수ㆍ합병(M&A) 관련주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 경기 및 증시전망 =증권사들의 이같은 유망종목 추천은 세계적인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소비심리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토대로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중 종합주가지수가 950∼1,0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에 힘입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내수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돼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지수가 1,000선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세계경기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중국경제도 내년에 7.9%가량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억눌린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 경제성장률도 5.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익 대신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내년 우리경제의 성장률은 4.6%에 달하고 1분기부터는 개인의 증시참여가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 2분기 초반에 지수가 950선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심각한 주택가격 거품이 붕괴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국내 수출 증가율이 둔화돼 2분기 중반부터 3분기까지는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밝은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미국 경기는 감세효과가 없어지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불투명하고 내년 3월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더구나 내년 초 중국경제의 고성장세가 꺾이면서 국내 경기의 마지막 보루인 수출 모멘텀도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는 내년에 지수가 600∼890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UBS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씨티그룹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내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4.5∼6.5%에 달할 것으로 전망, 경기 회복세를 예상했다. 메릴린치와 씨티그룹은 지수 최고치를 1,150과 1,030으로 예측했다. 이들은 국내 증시의 변수로 △북핵 및 노사문제 △내수 회복 여부 △중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 △신용카드 문제 및 주택경기 등을 꼽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