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세계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 2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한국선수단이 막판 숨고르기를시작했다. 한국선수단은 전날 밤 늦게 파리에 입성해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았지만 3일 오전파리의 쿠베르탱 체육관에서 2시간여 동안 가벼운 발차기와 스트레칭으로 첫 날 훈련을 소화했다.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단은 파리 시내에 위치한 한국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오후에는 숙소인 노보텔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국가별로 남녀 2체급씩 총 4체급만 출전이 허용되는 아테네올림픽 세계예선전에한국은 남자 80㎏ 이상급의 문대성(삼성 에스원)과 68㎏급의 이원재(가스공사), 여자 67㎏급의 김연지(한체대), 57㎏급의 장지원(삼성에스원)이 출사표를 밝혔다. 체급별로 3위까지 올림픽 출전 티켓이 주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이변이없는 한 남녀 4체급 모두 출전권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지도자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로 인해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태권도 수준이 급상승한 탓에 자칫 방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대표팀을 이끄는 문원재 감독은 "우리 대표와 올림픽 티켓을 다툴 외국 선수들의 몸놀림도 아주 가벼워 보여 만만히 볼 상대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선수들의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가 잦아지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선수들이 오히려 판정에서 `역차별'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남자 중량급 간판인 문대성이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2003 세계선수권대회 8강에서 아시다 자카리아(덴마크)에게 발목이 잡히는 등 간혹 억울한 사례도 없지 않았다. 이와 관련, 문원재 감독은 "4체급 모두 실력으로 출전권을 따내 종주국 스포츠로서 최소한의 체면을 세우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태권도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며 한국 전체선수단의 종합순위경쟁에도 톡톡히 효자 노릇을 했다. 국기인 태권도가 시드니에 이어 아테네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단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리=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