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비기면 무조건 16강에 진출하지만 만일 지면 독일-파라과이전 결과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한국청소년대표팀이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1차전 쾌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에 불의의 일격을 당함에 따라 결국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또 따져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F조는 1차전에서 파라과이를 이긴 미국이 독일에 무릎을 꿇어 4개국이 나란히 1승1패(승점 3)를 기록하며 `죽음의 조'와 같은 형국이 됐다. 다행히 한국은 골득실(+1)에서 미국(0), 독일(0), 파라과이(-1)에 앞서며 1위에 자리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한국-미국, 독일-파라과이가 맞붙는 조별리그 3차전 결과에 따라 어느 팀이든 조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가능해 단 하루에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각조 1, 2위 12개팀이 16강에 자동 진출하고 각조 3위 6개팀은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따져 4개팀이 와일드 카드로 16강에 오르는 과거 월드컵방식을 따르고 있어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한다. ◆한국이 미국에 이길 경우= 한국은 2승1패(승점 6)가 돼 무조건 16강에 진출한다. 독일과 파라과이가 비기거나 1골 차로 승부가 날 경우 한국은 조 1위가 된다. 한국이 미국을 1골 차로 이기고 독일이 파라과이를 2골 차로 이기거나 반대로 파라과이가 독일을 3골 차로 꺾으면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 ◆미국과 비길 경우=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가 돼 최소한 조 2위는 확보할 수 있다. 독일과 파라과이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4팀이 다 비기면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이 순위 변동없이 1위가 되고 골득실(-1)에서 뒤지는 파라과이는 탈락한다. 독일-파라과이전에서 승부가 날 경우에는 승자가 2승1패로 조 1위가 되고 패자가 1승2패로 4위, 1승1무1패의 한국은 2위, 미국은 3위가 된다. 어떤 경우든 비기면 16강 진출은 보장되고 조 3위로 밀려날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미국에 질 경우= 가장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한국이 미국에 지고 독일과 파라과이가 비기면 한국은 조 4위가 돼 무조건 탈락한다. 한국이 1승2패, 미국이 2승1패, 독일과 파라과이는 1승1무1패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국에 지고 독일-파라과이전에서 승부가 날 경우에는 조 3위를 바라볼 수 있다. 한국이 1골 차로 지고 독일-파라과이전에서도 1골 차로 승부가 나면 한국이 3위가 돼 다른 조 3위 팀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을 따져야 한다. 한국이 2골 차로 지더라도 독일이 파라과이를 1골 차로 꺾으면 파라과이보다는 골득실에서 앞서 조 3위가 되지만 반대로 파라과이가 독일을 1골 차로 누르면 독일에 다득점에서 뒤져 4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골득실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채 조 3위가 되면 아무래도 다른 조 3위팀과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불리해 지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