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 검증하는 과정에 한국과 일본을 배제하고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핵 강대국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와 외교 소식통이 25일 밝혔다. 미국은 당초 한국과 일본을 참여시키려 했으나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 여부를 검증하는데 핵보유국의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라 판단하고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한국과 일본은 배제키로 입장을 바꿨다고 외교 소식통이 설명했다. 5대 핵보유국은 지난 90년대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무기 폐기, 검증 과정에서 참여한 전례가 있다. 남아공은 기밀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한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폐기한다고 지난 93년 발표했으며 이듬해인 9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미국을 포함한 5대 핵보유국의 도움을 받아 이를 검증했다. 미 고위 당국자와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단계적인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검증 과정을 마련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무기급 우라늄 생산을 포함한 핵 관련 활동 일체를 공개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는 한편 IAEA의 사찰을 수용하는 것으로 핵 폐기, 검증 과정이 시작된다. 이어 5대 핵보유국 출신 전문가들의 감독 아래 북한이 핵 능력을 폐기하는데 착수하고 폐연료봉과 플루토늄을 포함한 핵 관련 물질들은 IAEA 감시를 위해 제3국으로 옮겨지는 과정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내달 개최될 것으로 기대되는 2차 6자회담에서 핵 폐기, 검증 과정의 윤곽을 북한에 설명할 계획인데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마련한) 핵 폐기, 검증 과정을 북한이 수용해야 미국은 북한 정권에 서면 안전보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교도=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