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결정으로 유로화의 기반인 성장.안정협약이 흔들릴 위기에 처함에 따라 25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이날 유로권 12개국 중앙은행 총재와 6명의 ECB 집행이사 등 18명의 ECB 이사들과 전화로 재무장관회의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고 독일언론은 전했다. 한델스 블라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ECB 이사회는 안정협약이 무시되면 유로화의 통화가치가 불안해지고 물가가 치솟아 유로화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ECB 정기 이사회는 통상 2개월에 한 번 있으며, 전화로 이사회 회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EU 재무장관회의는 지난 24일 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유지토록 하는 규정을 3년 계속 어길 것이 확실시되는 독일과 2년 연속 어길 프랑스에 대해 규정에 따른 제재조치를 사실상 취하지 않기로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집행위는 독일과 프랑스 등에 대해 규정대로 제재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ECB도 그동안 협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유로화 체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욌다. 그러나 결정권을 가진 재무장관회의가 제재를 사실상 면제함으로써 성장안정협약과 유로화의 안정성이 흔들리게 됏다. 또 ECB로서도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으며, EU 집행위의 위상 추락과 회원국 간 갈등이 예상된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