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도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나?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모 아파트는 지난달 6일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 밤이면 불 꺼진 창문이 50%가 넘는다. 전체 800여가구 가운데 현재까지 입주한 가구는 고작 337가구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는 34평형 기준으로 한 때 최고 8천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2천500만원까지 떨어졌다. 거래마저 별로 없어 뒤늦게 프리미엄을 주고 구입한 `개미 투자자'들만 큰 낭패를 보고 있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한 아파트도 지난 9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입주하지 않은 빈 아파트가 쉽게 눈에 띠며 프리미엄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징후는 이처럼 아파트 입주율 하락에서 뿐만아니라 미분양 증가와 텅빈 모델하우스 등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2001년 최고 4천가구까지 늘어났던 시내 미분양아파트수는 올해 중순 700가구까지 감소했다 지난 7월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1천800여가구가 미분양된 상태다. 또 지난 7월 주택투기지역과 10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에도 부동산 열기가 식을 줄 몰랐던 해운대지역에 최근 오픈한 모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실수요자는 물론 속칭 `떴다방'조차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한산하다. 이처럼 부산지역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사그라지기 시작하면서 급매물은 지역에 상관없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문모(42.회사원.부산 해운대구 좌동)씨는 아파트 전매로 일부 회사동료들이 목돈을 벌자 올해 초 2천만원의 빚을 내 프리미엄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최근들어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팔리지도 않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추가로 빚을 내 중도금을 내고 있는데 주위에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부산지역 부동산시장도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으며 이같은 현상은 실수요자가 있고 없고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