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프로팀을 침몰시키는 이변을 연출하며 기세좋게 올라온 대학팀들의 돌풍이 프로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잦아 들었다. 그러나 경찰청은 프로팀들의 틈바구니 속에 실업팀으로서는 유일하게 8강에 올라 `아마추어 최후의 보루'로 남았고 FA컵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온 대전 시티즌은 K리그 우승팀 성남 일화를 대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북 현대는 23일 천안 오룡경기장에서 열린 2003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에드밀손(2골)과 추운기의 연속골에 힘입어 안양 LG를 꺾고 올라온 고려대의 돌풍을 3-1로 잠재우고 8강에 진출했다.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전북은 경기 시작 1분만에 전경준이 얻은 페널티킥을 에드밀손이 성공시켜 기선을 잡은 뒤 1분 만에 고려대 강기원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27분 에드밀손이 마그노의 패스를 골로 연결하고 추운기가 후반 32분 쐐기골을 작렬해 승부를 갈랐다. 경찰청은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이상태가 2골을 뽑으며 박진옥(2골)이 분전한 경희대를 5-2로 누르고 8강에 진출, `실업의 반란'을 꿈꿀 수 있게됐다. 실업팀이 FA컵 8강에 오른 것은 지난 2001년 한국철도 이후 처음이다. 선수 가운데 절반 가량이 프로 출신인 경찰청은 흠잡을 데 없는 공수 조직력을과시, 지난 대회 우승팀 수원 삼성을 격파했던 경희대의 상승세를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이로써 부산 아이콘스를 누른 건국대가 전날 대구 FC에 고배를 마신 데 이어 대학 3개팀의 거센 돌풍이 8강 문턱에서 모두 소멸됐고 프로 7개팀과 유일한 실업팀경찰청이 8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2001년 대회 우승팀 대전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임영주, 김종현, 알리송(2골), 이관우의 릴레이 골로 김도훈이 페널티킥으로 1골을 만회한데 그친 성남을 5-1로 대파했다. 대전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성남을 거세게 몰아붙여 전반 12분 알리송의 패스를받은 임영주가 선취골을 뽑고 31분과 45분 김종현과 알리송이 허둥대는 성남 수비진을 뚫고 연속골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K리그 최하위 부천 SK는 고양 경기에서 연장 2분 터진 다보의 골든골로 K2리그우승팀 고양 국민은행을 2-1로 힘겹게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이로써 올해 FA컵 패권은 포항 스틸러스-전남 드래곤즈, 대구 FC-울산 현대(이상 25일 구미, 남해), 경찰청-전북 현대, 대전 시티즌-부천 SK(이상 26일 천안, 고양)의 8강 대결로 압축됐다. (천안.서울=연합뉴스) 옥철.박재천기자 oakchul@yna.co.kr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