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케네디를 암살한 진범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 배후엔 누가 있을까. 미국 출판업계에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수께끼인 케네디 암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전념해온 전문가들의 저서 2권이 나왔으나 이 책들 역시 모순으로 차 있고 명쾌한 해답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R.론은 사진 사상 가장 유명한 홈 무비인 486화면의 8㎜ 필름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가 '자프루더 필름:JFK암살 재구성'(캔자스대학 출판부,400쪽) 속에서 486 장면을 주도면밀히 분석한 끝에 그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이 화면들 속에는 워런위원회의 결론을 뒤집는 사실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자프루더 필름의 337면과 338면의 증거는 미국 역사의 과정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선명한 컬러 장면을 보면 케네디 대통령의 후두부는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론은 강조하고 있다. 이어 그는 "의복도 상한 데가 없고 피도 묻어있지 않았다. 이는 대통령의 머리 대부분을 다치게 한 총격이 전면에서 온 것이며 머리 뒤쪽엔 총탄을 맞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2명 또는 그 이상의 암살자들이 공모했다는 것을 확증해주는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론은 자신의 분석을 벽돌 쌓듯 차곡차곡 조심스럽게 쓰고 있다. 그의 산문은 학문적이어서 일반 독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으나 그의 연구는 꽤나 철저하며 그의 결론들 또한 강한 흥미를 돋우고 있다. 그러나 케네디 암살에 공범이 누구인가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론은 필름에 나타난 것에만 특히 국한해 진실 규명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딜리 광장에서 총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 필름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같은 세심한 분석으로부터 벗어나 케네디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 뿐 아니라 암살 지령자가 누구인지도 알고 있다고 나선 저자도 있다. '피,돈 그리고 권력:어떻게 L.B.J는 J.F.K를 죽였는가'(하노버 하우스,480쪽)를 쓴 바 맥클렐런이 바로 그 장본인다. 그는 린든 존슨을 대변해줬던 법률회사의 전 동업자다. 맥클렐런은 이른바 '깊숙한 정치' 모델을 진척시키는 공모 이론가로 사실상 미국의 모든 핵심 기관들의 부패의 원인을 댈러스에서의 암살로부터 워터게이트와 이란-콘트라에 이르는 부정행위들에 돌리고 있다. 그는 '내부 정보'가 존슨의 오랜 친지이자 그의 전 법률회사 사장인 에드워드 클라크를 필두로 한 JFK 암살음모를 폭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맥크렐런은 '내부 정보'란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힌트를 주지 않은 채 댈러스 사건에 아무 역할을 맡지 않았던 자신의 또 다른 동업자와의 대화로부터 찾아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다며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 씌여진 기록으로서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손재국 기자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