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등 8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 소속 농민 7만여명(이하 경찰 추산)이 19일 서울 도심에서 농업개방 반대 전국농민대회를 연 뒤 가두 행진하다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 전국에서 버스 2천여대에 나눠타고 올라온 농민들은 이날 여의도 한강 둔치에 6만5천여명,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6천여명 등이 모여 집회를 가졌다. ◆ 경찰 차량 방화 시도, 곳곳 몸싸움 =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집회를 마친 농민 5만여명은 여의도 문화마당까지 행진하던 중 오후 5시40분께 국회 앞 도로에 진입하려다 경찰과 대치했다. 농민들은 쌀과 감귤 등 농산물을 던진 뒤 헝겊에 불을 붙여 전경 버스 짐칸에집어 넣는 등 격렬하게 저항, 경찰 전경 버스 2대의 바퀴 부분과 운전석이 일부 불에 탔고 8대의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 이들 가운데 1만2천여명은 오후 7시께 공덕동 로터리에 도착, 시청 앞 진출을시도하다 쇠파이프로 전경 버스를 부수는 등 밤 늦게까지 시위를 벌였다. 종로 등에 남아있던 농민 700여명은 시청역 등 주요 지하철역에서 1박2일 노숙농성에 들어갔으며 20일 오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동의하는 국회의원 자택과 지구당사를 항의 방문하고 오후에는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종로 3가와 4가 사이 종묘공원 앞에 모인 시위대는 새우젓 비닐봉지 등을 던지며 8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이날 고속도로 진입로와 집회 현장에서 검문을 실시해 빈 병, 쇠 파이프,죽창, 각목, LP 가스통 등 불법 시위 용품 2천여점을 압수했으며, 종로 일대에서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농민 98명을 연행, 일선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중이다. 이날 집회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으로 경찰관 및 전,의경 22명과 농민 수십명이 부상했다. ◆ 농업개방 반대 農心 `폭발' = 여의도 집회에서 농민들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 반대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개발 아젠다(DDA) 농업협상 및 쌀수입개방 반대 △농업투자 계획 및 재원 확보 등 10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송남수 전국농민연대 의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에 불 지르는격으로 농업을 포기하라고 한다"며 "농가 부채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농산물 값은 농민 목을 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뒤 가로 30m, 세로 25m 크기의 성조기 형태로 WTO 등 문자가새겨진 상징물을 불 태우기도 했다. 대학로에서 집회를 연 농민들은 깃발을 묶은 2m 길이의 죽봉 100여개를 집회 현장에 가지고 들어가려다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민주노총 집회..도심 교통 체증 극심 = 민주노총도 이날 서울역 앞에서 1천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및 비정규직 차별 철폐등을 촉구하는 총력 투쟁 집회를 가졌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이 잇따라 분신, 자살로 내몰리고 있는데도 정부는 손배,가압류, 비정규 차별에 대해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9일 노동자 대회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단병호위원장등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 "지도부를 구속할 경우 정권 심판운동을 벌이겠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 노조원들은 대학로에 이어 종묘 공원으로 이동, 농민 집회에 합류했다. 한편 이날 농민들을 태운 버스가 행사장 주변과 주차장인 상암경기장 등지로 몰린데다 차도로 행진이 이어지면서 여의도 일대와 대학로, 종로, 광화문 등에서 밤늦게까지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정성호 이율 안희 기자 gcmoon@yna.co.kr sisyphe@yna.co.kr yulsid@yna.co.kr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