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과 LG텔레콤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상반돼 관심이다. 외국인은 하나로통신에 대해선 '못 사서 안달'인 반면 LG텔레콤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LG텔레콤의 2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이 LG텔레콤 지분을 전량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LG텔레콤에 대해 냉담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하나로통신이 외자유치로 자금사정이 나아지고 펀더멘털 호전이 뚜렷한데 반해 LG텔레콤은 수익성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외국인 하나로통신 매집=18일 코스닥시장의 관심종목은 단연 하나로통신이었다. 개장하자마자 외국인이 하나로통신 매집에 들어갔으며 장 막판 상한가에라도 하나로통신을 '사자'는 외국인이 줄을 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하나로통신 주식을 8백90만주나 사들였으며 하루만에 지분율을 16.5%에서 19.7%로 높였다. 외국인이 하나로통신을 이처럼 매집한 것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마감되기 전 사놓자는 선취매 전략으로 일단 파악됐다.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이 5억달러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고 나면 하나로통신의 외국인 한도가 완전 소진돼 외국인은 장내에서 하나로통신을 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하나로통신에 관심있는 외국인이라면 증자대금 납입일(20일) 이전에 매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로통신을 산 외국인은 중장기적으로 하나로통신의 수익성이 대폭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설립 후 처음으로 올 3분기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 증가속도를 봤을 때 지금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외국계 증권사는 입을 모으고 있다. ◆BT는 LG텔레콤에서 철수=BT는 18일 유럽의 기관투자가들에 LG텔레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사채(EB)를 팔았다. 교환사채의 규모는 1억7천5백만달러이며 이 교환사채가 전량 주식으로 바뀌면 BT의 LG텔레콤 지분율은 제로(0)가 된다. BT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아시아의 통신업체에 출자한 주식을 처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BT는 LG텔레콤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스타허브 지분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BT의 이 같은 결정에는 LG텔레콤의 수익성 정체와 하나로통신 인수실패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LG텔레콤 주가는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향후 주가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JP모건증권은 "BT의 교환사채 발행으로 LG텔레콤 주가의 상한선이 만들어졌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동원과 동부증권 등 국내 증권사도 향후 상당한 물량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T가 LG텔레콤에서 철수하면 LG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1%대로 떨어진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