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 현안을 조율하기 위한 제3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가 17일 오전 11시부터 조영길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SCM은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 규모와 성격, 시기 문제를 조율하고 5차레에 걸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에서 논의된 용산기지 이전 등 현안들을협의하며, 북한 군사상황과 한미지휘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양국은 북한 장사정포 대응 임무 등 주한미군이 맡고 있는 10개 특정임무를 한국군에 이양하는 문제를 비롯, 용산기지 이전의 법적체계인 합의각서(MOA)와 양해각서(MOU)를 대체하는 포괄협정에 최종 합의할 것으로 전망되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일부 사안이 남아 있어 협상 난황도 예상된다.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 미국은 기지에 그대로 남게 될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주둔 부지를 20만평 이내로 못박자는 한국측의 끈질긴 요구에 반발해 모든 미군 시설들을 오산.평택으로 완전히 옮기겠다는 새로운 카드를 최근 들고나와 이 문제에대한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 규모와 성격, 시기 문제도 이번 SCM의 최대 난제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재건 위주의 임무를 띤 3천명 규모를 제시하고 파병 시기를 내년 4월 이후로 늦추기를 희망할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미국은 전투병을 주력군으로 5천명 이상의 치안부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이 문제에 대한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럼즈펠드 장관은 용산기지 잔류부대 면적과 이라크 파병 부대 규모 등에 대해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골자로 한 재편방안을새로운 압박 카드로 내밀 공산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 내 반미감정과 이라크 안보 현실, 국제사회의 파병 거부 움직임 등을 감안해 파병부대의 규모와 성격, 시기 등에 구애받지 않고 한국측 제안을전격 수용할 가능성도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 국방장관들이 이번 SCM에서 그 동안 미합의된 일부 현안들을 조율, 타협점을 도출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 워싱턴에서 형성되는 기류를 감안하면 이번 협상 도중 돌출 변수가 발생,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진단했다. 워싱턴에서는 최근 동맹국 한국이 용산기지 이전과 이라크 파병 문제 등과 관련해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일부 주한미군을 이라크로 빼내는 등 전략적 역할변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럼즈펠드 장관은 17일 오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만나 이라크 추가파병, 주한미군 재배치, 북핵 등 안보 관심사에 대해 상호입장을 주고받을 예정이어서 그 결과도 주목된다. 양국 국방장관들은 SCM이 종료되는 이날 오후 2시14분 회의결과를 발표하고 합동기자회견을 갖는다. 2001년 1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럼즈펠드 장관은 SCM 종료후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18일에는 미2사단을 방문한 뒤 이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