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인 이베이가 옥션의 나머지 지분 49.99%를 공개매수 형태로 모두 사들이기로 한 것은 이베이 주가 극대화와 국내 시장에서의 공격적 투자라는 두가지 목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3억2천8백만달러나 들여 주식을 매입한 뒤 코스닥 등록까지 폐지하겠다는 구상은 옥션 실적을 모두 이베이쪽으로 끌어들여 미국 증시에서 재평가받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국내 인터넷 시장이 갈수록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자 소액주주들의 간섭없이 국내 경쟁업체에 대한 기업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날 이베이가 옥션 지분을 1백% 매집하겠다고 발표하자 인터넷 관련주들은 일제 강세를 나타냈다. 옥션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NHN 다음 네오위즈 등도 4∼6% 뛰었다. ◆왜 공개매수 나서나=이베이는 공개매수 가격을 지난 14일 종가 대비 20%나 높게 책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이 이 정도는 돼야 잔여 지분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이가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옥션 지분을 꼭 사들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팀장은 이에 대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이베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해석했다. 이베이의 주가수익비율(PER)이 71배로 국내 인터넷 업체보다 2∼3배 높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통해 옥션 실적을 이베이쪽으로 편입시킬 경우 그만큼 높은 자본이득을 챙길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베이는 현재 매출액 중 30% 이상을 해외 자회사를 통해 올리고 있으며 모두 비상장 기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공격 경영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는 뜻도 들어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실제 옥션은 이날 "소유와 경영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목적으로 이베이가 지분 전량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는 곧 국내 인터넷 업체의 추가 M&A 등의 복안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이재현 옥션 사장은 이와 관련,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규모의 M&A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관련주에 대한 영향=이날 증시는 이베이의 옥션 잔여지분 인수추진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NHN이 6% 올랐으며 다음과 네오위즈도 각각 4∼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베의 옥션 공개매수가 국내 인터넷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위원은 "3분기 말 기준 옥션이 보유한 현금은 9백30억원으로 미래 현금흐름에 기초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개매수금액이 국내 수준에서는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