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03-2004 양곡연도의 곡물 생산량이 3년연속 회복세에 힘입어 8년만에 4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여전히 90년대 중반 이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95만t에 육박하는부족분이 발생,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식량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현지실사를 거쳐 최근 발표한 북한 식량 보고서에 따르면 2003-2004(2003.11-2004.10) 양곡연도 곡물(감자 포함) 생산량은 415만6천t으로 전년의 396만9천t에 비해 4.7% 증가할 것으로 봤다. 북한의 경우 이 양곡연도 생산량에는 쌀과 옥수수, 감자 등 당해연도 가을걷이작물과, 밀과 보리, 감자 등 이듬해 봄과 여름에 거둬들이는 겨울ㆍ봄 파종 작물 등으로 구성된다. 식량난이 본격화된 95년 이후 연도별 생산량은 95-96 양곡연도에 407만7천t이었지만 ▲96-97 287만4천t ▲97-98 283만8천t ▲98-99 378만3천t ▲99-2000 342만1천t▲2000-2001 257만3천t ▲2001-2002 365만7천t ▲2002-2003 396만9천t 등으로 파악돼, 2000-2001년에 바닥을 찍고 이번까지 3년째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생산량을 작물별로 보면 쌀은 148만4천t으로 전년(142만1천t)보다 4.5% 증가하고 옥수수도 172만5천t으로 전년(165만1천t)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또 1헥타르(ha)당 수확량은 쌀이 전년 2.44t에서 이번에 2.50t으로, 옥수수도 3.3t에서 3.48t으로 늘어났다. 겨울ㆍ봄 작물의 경우 재배면적이 확대될 밀이 16만1천t으로 11.5% 증가하는 반면 보리가 7만t으로 1.3% 줄어들고 감자도 25만1천t으로 0.5% 감소, 전체적으로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회복세가 지속된 이유로는 ▲초기 기상조건 양호 ▲비료 및 농기계 사용증가 ▲개천-태성호 물길 완공에 따른 관개사정 호전 등이 꼽혔다. FAO와 WFP는 그러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북한내 전체 수요인 510만t에 못 미치면서 94만4천t의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곡물수입량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양곡연도에 40만4천t이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식량구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배급시스템에 의존하는 가정의 구매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2004년에는 650만명에게 지원할 48만4천t의 식량구호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