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주가 대폭락이 잦았던 10월을 마감했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서 대형 호재가 나오면서 악명높았던 '10월 징크스'를 벗어났다. 주 초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플리트보스톤 은행을 인수키로 하는 대형 M&A(인수합병) 뉴스가 시장을 달궜다. 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연1%인 단기금리를 상당 기간 올리지 않겠다고 발표,뛰는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 후반에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20년만에 높은 7.2%를 기록했다는 실물경제 뉴스가 주가를 한 단계 더 밀어올렸다. 다우지수는 9,801.12로 마감,지난 1주일 동안 2.3% 올랐다. 나스닥은 3.6% 오른 1,932.21로 마감했다 전통적으로 찾아오는 연말 랠리에 기대를 걸고 있는 투자자들은 무척 고무된 느낌이다. 10월의 강한 기운이 연말 랠리까지 이어질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11월은 과거와 달리 만만치 않은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섀퍼 투자조사기관의 분석가인 크리스 존슨은 "지금 낙관론이 너무 많이 퍼져있다"며 "그것이 지금의 상승 무드가 11월 내내 이어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존슨은 "4분기 경제성장률과 기업수익이 너무 좋아 4분기나 2004년에도 좋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실적이 그런 기대보다 낮게 나오면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로 11월은 1년 중 증시가 가장 좋은 6개월간의 첫 테이프를 끊는 달로 통한다. 보너스나 배당금으로 투자를 준비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12월의 '산타클로스' 랠리나 연초의 '1월 효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이번 11월은 하락 요인에 극히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속적인 고성장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들이 여전히 신규고용을 꺼리고 신규투자를 확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BOA의 플리트은행 인수가 투자확대의 신호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주가 상승기의 인수합병 붐에 비하면 최근에는 인수합병이 활발치 않은 편이다. 신규고용은 지속적인 소비증대를 가능케 하는 동력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느냐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직까진 기업들이 소극적이어서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고성장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7일 발표되는 10월 고용동향 지표가 주목을 끌 것 같다. 전문가들은 일자리가 5만개 정도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월의 5만7천개 증가보다 적은 규모다.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6.1%로 전망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10월 구매관리자지수는 3일 발표된다. 50을 넘으면 확장을 의미한다. 9월의 53.7보다 높은 55.8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