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사의가 확실해지면서 누가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느냐를 놓고 물밑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손 회장이 사퇴할 경우 회장단중 최고령자나 현명관 부회장 대행체제가 유력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지만 대행체제 보다는 회장단중 한 분을 옹립하거나 외부인사를 영입해서라도 실질적인 지도체제를 형성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점차 우세해 지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재계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임시지도 체제가 아니라 재계를 결집해 끌고 갈 수 있는 실세회장을 선출하는 쪽에 `포스트 손' 논의의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손 회장과 전경련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세 체제로 간다면 이건희 삼성회장을 비롯,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이른바 `빅3'를 비롯,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시 된다. 그러나 삼성, LG, 현대차 모두 전경련 회장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고 있으며 나머지도 나서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여전히 재벌개혁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며 공정거래법, 출자총액제한 등정부와 재계가 부딪칠 일이 많은 상황에서 선뜻 전경련 회장을 맡기란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외부인사를 영입, 회장을 맡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제에 통달하고 리더십이 있으며 사회적 명망을 갖춘 인사를 영입한다면 정부와의 갈등에 따른 위험부담도 줄이면서 재계의 통합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현재 외부영입 대상으로는 전경련 원로자문단 좌장을 맡고 있는 남덕우 전 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에서 선출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주요 그룹 총수로 이뤄진 회장단에서 회장을 선출토록 하겠지만 여건에 따라 외부영입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차기 회장선출 과정에서는 LG나 현대차 등 한때 전경련과 거리를 뒀던 그룹들의 의견을 가급적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