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 노조가 대한항공의 KAI 인수작업에 전면파업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내밀었다. 노조측은 대한항공의 대우종합기계 지분 매입이 현실화될 경우 사천공장과 창원공장에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AI직원과 노조원들은 지난 15일 `항공산업 발전 및 생존권사수를 위한 대한항공 경영권 장악음모 저지 비상대책위'를 발족했으며 비상대책위는 대한항공이 공동대주주인 대우종합기계의 KAI 지분을 매입하는 즉시 전면파업에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최근 대한항공 인수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대한항공 인수의 부당성을 알리고 인수철회를 요청하기 위해 지난 15일 산자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다 거절당했다. 비대위는 이에따라 17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표명한 뒤 산자부 장관 면담을 재요청하고 인수반대 집회도 벌일 예정이다. 비대위는 사천공장 노조(한국노총 산하)와 창원공장 노조(민주노총 산하), 일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비대위는 올 상반기 2천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할 경우 방위산업 부문의 심각한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는 데다 이번 매각작업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말 대우종합기계의 KAI 지분 전체를 인수키로 하는 내용의양해각서(MOU)를 맺은 데 이어 이달 초 현대차, 삼성테크윈 등과 경영권 확보에 동의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는 등 KAI 인수작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대우종합기계와 본계약을 맺고 본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지분(인수가격 1천298억원)을 현금으로 사들인다는 방침이어서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는 대우종합기계 지분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KAI는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과거 항공3사의 과당경쟁으로항공산업이 고사위기에 처하자 3사가 빅딜을 통해 동등지분으로 총 2천892억원을 출자, 99년 10월 자산 1조500억원 규모로 출범한 항공부문 통합법인이다. 이후 3사는 334억원씩 증자했으며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도 출자전환, 현재 현대차와 대우종합기계, 삼성테크윈 등 3사가 공동대주주로 약 28.1%씩, 채권단이 1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99년 통합법인 설립 당시때도 5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겪었는데 대한항공이 이번에 인수할 경우 구조조정 규모는 훨씬 커지게 될 것"이라며 "총력을 다해 인수작업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실제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KAI를 인수,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대표기업이자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세계 10위권의 항공우주업체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대한항공의 계획은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