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세수는 줄어드는 반면 복지비용지출은 늘어 천문학적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독일 정부가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불법노동과의 전쟁'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일간 빌트는 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이 불법 노동으로 적발되는 노동자와 고용주, 알선자 등에 대해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라고 16일 자에서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단순히 규정 위반으로 처벌됐던 불법 노동 관련자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형사범 처벌을 받게 되며, 영세민 사회보조금이나 실업수당 수령자도 불법 노동시 처벌을 받을 전망이라고 빌트는 밝혔다. 불법 노동자와 이를 채용하는 기업은 각종 세금과 사회보장 기여금을 부담하지않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회보조금이나 실업수당을 받으면서도 불법노동을 해 실제 노동을 하는 저소득층 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불법노동시장의 규모가 3천500억유로 규모로 전체 경제의 16.5%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독일경영자협회(BDA)는 기업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직업별 단체들이 불법노동자들의 상해보험료로 연간 14억 유로를 지출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제도를 철폐하라고촉구해왔다. 빌트에 따르면 현재 주기적 불법노동을 통해 월 평균 300유로(약 4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이 1천만 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재무부 관계자는 소규모 자가 영업체를 가족 구성원이나 이웃이 돕는다든가 순수한 호의를 베푸는 것은 불법노동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면서 `조직적인불법노동'이 형사처벌 대상임을 설명했다고 빌트는 전했다. 불법노동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정상가격에 비해 크게 낮아 불황으로 수입이줄어든 소비자들도 환영하고 있어 전체 경제는 침체되는 반면 불법노동시장은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빌트에 따르면 예컨대 70㎡(약21평)의 주택에 카페트를 설치하고 도색을 하는비용이 정상가격은 5천유로인 반면 불법노동가격은 2천유로에 불과하다. 또 틀 달린 나무문 4개 순 도색비는 120유로(371유로), 폴크스 바겐 골프 차종의 브레이크 라이닝 수리비는 50유로(정상가79.61유로), 염색과 세발을 포함한 이발료는 30유로(59유로), 안전열쇠 설치비는 30유로(64유로) 등 정상가격에 비해 30-70% 싸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