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엔화 대출의 잔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달러화 대출의 잔액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대출의 금리가 달러화 대출에 비해 약 1%포인트 낮기 때문"이란게 은행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외환 관계자들은 "최근 이틀간 엔화가 약세로 급반전했지만 중장기적으론 다시 엔화 강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옵션이나 스와프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엔화대출 증가, 달러화대출 감소 =국민은행을 비롯한 8개 시중 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 9월 말 현재 6천4백20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18.8%(1천19억엔)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5천4백1억엔에 머물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6천1백77억엔, 6월 말 6천2백2억엔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8개 시중은행의 달러화대출 잔액은 9월 말 현재 33억2천5백만달러로 집계돼 작년 말에 비해 10.8%(4억3백만달러) 줄었다. 달러화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38억4천9백만달러까지 증가했으나 6월 말 34억1천6백만달러로 감소했다. ◆ 엔화대출 인기 이유 =기업들이 담보를 맡기고 엔화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는 연 2.3∼4%다. 반면 달러화대출의 금리는 연 3.3∼5%다. 엔화대출의 금리가 달러화대출에 비해 1%포인트 정도 낮다. 기업들은 대출이자를 절약하기 위해 달러화대출보다는 엔화대출을 선호하고 있다. 달러화 대출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일반대출에 비해 '금리 메리트(장점)'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들어 국내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들이 취급하는 일반기업대출 금리는 연 5∼6%(담보대출기준)로 낮아졌다. 은행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달러화대출과 일반기업대출의 금리차는 2%포인트를 넘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대출의 금리차는 1%포인트 내외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 환차손도 대비해야 =엔화대출 증가와 관련, 외환전문가들은 엔화 자금을 빌려쓴 중소기업들의 환차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19일까지만 해도 원ㆍ엔 환율은 1천10원에 머물렀으나 이달 14일에는 1천67원으로 급등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엔화대출 만기시 '비싸게' 엔화를 구입한 후 대출금을 갚아야 하고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은행 외환담당자는 "중소기업들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선 선물환, 옵션상품을 이용하거나 기업의 외화자산과 부채를 일치시키는 재무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