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 이후 요동치며 하락하던 유로화의 대달러 환율이 13일 빔 두이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총재의 발언에 따른 시장의 경계심리로 안정세를 보였다. 두이젠베르크 총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ECB와 러시아 중앙은행 간의 기술지원계약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달 G7 재무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 폐막 성명에 대해 "금융시장이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성명은 달러와 다른 통화들 간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조정에따른 부담을 여러 통화들이 나눠지자는 것이었다"면서 "유로-달러 관계를 특정한 그런 성명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이날짜 이탈리아 일간 `일 솔레 24 오레'와의 회견에서도 G7 성명은"유로와 대달러 환율 보다는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유연한 환율정책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들은 달러에 연계된 자국 통화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달러에 연계돼 달러 약세의 부담이 유로와 캐나다달러에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유로화 강세와 국제유가 급등이 유로권 경제에 타격을 줘 기존 ECB의 전망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하반기에 미약한 성장을 시작, 내년에는 성장세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줄곧 내림세를 보였던 유로.달러 환율이 두바이 회의 발언 이후 3% 포인트 급락하자 이를 진정시키면서 시장의 화살을 아시아로 돌리고 내년 1분기 까지는 유로 금리 인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달러 약세로 인해 유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지속해왔으나 ECB에서는하루가 멀다하고 달러 약세를 용인하거나 아예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있어 이쯤에서 제동을 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환시에선 두이젠베르크 총재의 발언을 ECB가 표면적인 태도와 달리 내심으론 유로화 절상을 우려, 향후 추가 상승할 경우 개입할 수도 있다는신호로 해석했다고 독일 언론은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의 대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1805달러 까지 올랐으나 오후늦게 1.1687로 내려갔다가 1.17달러선에 마무리됐다. 또 ECB는 지난 10일 1.1788이었던 기준환율을 이날 오후에 1.1688로 내려 공시해 안정세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도쿄(東京) 환시에선 엔화 강세가 계속됐으며, 일부 관계자들은 1달러 당 100엔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미국 정부의 달러약세 지속 의지가 더 분명해질 경우 하락세를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두바이 G7 회의와 관련해 미국이 유럽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양해하는대신에 중국, 일본 등 만만한 아시아 국가 통화를 대상으로 달러화 절하를 추진키로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달러가 아시아 통화에 대한 조정을 끝내고 나면 유로화 역시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환율 불안 해소의 관건은 중기적으로 미국 경제와 증시가 얼마나빠른 속도와 큰 폭으로 성장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