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가운데 자살하는 병사가 속출하고 있어 미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군 당국은 이같이 자살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전투와 장기주둔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한 것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의료팀의 도움을 받아 실태조사와 함께 대책마련에 나섰다고 USA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이라크에서 지난 7개월 동안 최소 11명의 병사와 3명의 해병대원이 자살했으며 이는 연평균으로 환산할 때 10만명당 17명이 자살한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해군에서도 자살로 추정되는 1건의 사망사건을 조사중이며 이밖에 12건 여타 군에서도 12건의 사망사건이 발생,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자살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높은 상태다. 이같은 수치는 정상적인 자살 발생비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군당국은 10만명 당 8-9명 비율로 자살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군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정신과의사와 심리학자, 사회봉사활동가, 군의 자살방지프로그램 운영책임자 등으로 구성된 팀을 지난달 이라크에 파견했다. 이 팀은 700명의 병사들을 대상으로 조사와 상담활동을 벌였다. 대부분의 자살사건은 이라크에서 대규모 전투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선언이 이뤄진 지난 5월1일 이후에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주둔에 따른 스트레스와 열악하고 위험한 생활여건이 기존의 우울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지역에서 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 쉽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군은 지금까지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는 478명의 병사들을 귀향조치했다. 군 관계자들은 이라크전 이전의 다른 전쟁에서는 이같은 정신질환 사례를 전쟁지역내에서 치료해왔으나, 이라크에서는 이 문제에 충분히 대처할만한 자원을 갖고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 1997년부터 99년 사이 전시상황에 배치된 군인 가운데 자살자가 26%나 증가했으며 그에 따라 2001년부터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